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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공방·공세…비장한 더불어민주당 전투(戰鬪): 두 편의 군대가 조직적으로 무장하여 싸움 공방(攻防): 서로 공격하고 방어함 공세(攻勢): 공격하는 태세. 또는 그런 세력 군 부대 작전 브리핑에서 나온 말이 아닙니다. 올해 정기국회를 앞둔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홍영표 원내대표 '기조발제'에 등장하는 단어들입니다. 국회의 원내 각 정당은 통상 100일 동안의 정기국회를 앞두고 전체 의원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개최합니다. 정기국회에 임하는 당의 기본 정책과 기조를 공유하고 입법 과제와 국정감사 전략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통상 지방 휴양시설에서 열려, 대학생 MT라도 온 듯한 다소 가벼운 분위기에서 진행됩니다. 하지만 올해 민주당 워크숍은 이처럼 무거운 단어들과 함께 집권 직후였던 지난해보다는 다소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당과 정부의 '빈틈'을 노리는 공격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기조발제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치열한 '100일 전투'가 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빈틈'을 노리는 보수진영의 공격이 갈수록 날카롭고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한 뒤, "정기국회에서 최저임금 인상부터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남북 교류까지 모든 분야에서 '치열한 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7월 취업자 증가폭이 전년 동월 대비 5천 명 증가하는데 그치고, 실업자 수가 7개월 연속 100만 명을 웃도는 등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된 뒤 일부 언론과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것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하며 '공격, 공세'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에 대한 홍 원내대표의 주문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목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공유"입니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야당이 수정을 요구하는 3대 정책은 "분명 옳은 방향"이라고 강조합니다. "앞으로 1년은 경제성과를 둘러싼 '공방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워크숍을 통해 전열을 가다듬자고 당부합니다. 홍 원내대표가 이렇게 자신있게 말하는 근거, 소득주도성장정책 등에 대한 일부 언론과 야당의 비판을 '공세'라고 규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워크숍 강연 발제문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투자만 성장 견인? 소비의 중요성 간과" 장하성 청와대 실장은 발제문에서 최근의 경제지표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사과합니다. "정책을 세심하게 보완하겠다"면서 "일자리를 갖지 못한 분들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덜어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장 실장이 강조하고 싶은 얘기는 지금부터입니다. 장 실장은 우리나라가 지난 10여년 간 국내총생산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는데도 성장률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진단합니다. 그 원인이 무엇이냐? 장 실장은 "투자만이 성장을 견인한다는 생각에서 성장의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인 국내수요, 즉 소비의 중요성을 간과했다"고 주장합니다. 투자를 늘려 외형적인 경제 성장은 이뤘지만, 그만큼 가계소득이 늘지 않아 성장률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그 근거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 경제는 89.6% 성장했고, 1인당 국민소득은 71.5% 늘었는데, 가계 총소득은 69.6%만 늘었고, 가계 평균소득은 고작 31.8% 증가에 그쳤다는 통계를 인용했습니다. 장 실장은 이같은 경제 상황의 근본적인 이유로 먼저 가계소득으로 분배되는 몫이 크게 줄었고, 소득 불평등이 심해진 것을 들었습니다. 이른바 '낙수효과'가 실패했다는 뜻입니다. 이 같은 진단은 어제 오늘 나온 것이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전 이미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이런 경제구조를 바꾸겠다며 들고나온 것이 소득주도성장정책입니다. 지금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야당이 비판하는 지점은 '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도 경제는 나아지지 않고 있고,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지느냐' 하는 것일 것입니다. 장 실장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우리 경제의 현재 모습은 한두 달 만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는 작년 5월 출범 이후 '경제구조를 바꾸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정책의 전환이 아니라, 경제운용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예산과 정책이 실행된 지 아직 1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몇 십 년간 이어온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인 만큼 기다려 달라는 당부입니다. 장 실장은 ①최저임금 인상과 임대료 인하, 가맹점과 본부 간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 등으로 가계 소득을 높이고 ②'문재인 케어'로 의료비를 줄이고, 보육비와 주거비용을 줄여 가계 가처분소득을 늘리며 ③고용보험 지원대상과 혜택을 확대하고 아동수당을 도입해 실질적인 소득증대 효과를 높이는 것, 이 세 가지를 해법으로 제시합니다. 이와 동시에 각종 규제혁신을 통한 혁신성장으로 경제를 살리겠다고 강조합니다. 야당 등의 비판에는 "다시 과거의 정책방향으로 회귀하자는 말이냐?"면서 "양극화의 고통을 가져 온 과거의 방식을 되풀이할 수 없다"고 반박합니다. 오히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정책 추진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피부로 느끼는 성과"…"최우선 과제는 민생경제"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워크숍에서 "이제는 성과를 내야 한다"며 "피부로 느끼는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최우선 과제는 민생경제"라고 힘줘 말했습니다. 돌려 말하면 현재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J노믹스'의 성과가 잘 보이지 않고,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최근 만나본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고민도 이 부분입니다. 21대 총선은 2020년, 많이 남은 듯하지만 이제 겨우 1년여 뒤면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됩니다. 그때까지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경제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다음 총선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여당 국회의원들에게 소득주도성장의 성공은 국가와 민생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다음'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공방'과 '공세'를 막아내 '전투'를 치르자는 홍영표 원내대표의 다소 과격한 표현도 이런 부담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일단 민주당은 소득주도성장 등에 대한 수정 요구를 '공세'로 규정하며, 타협하지 않고 더욱 굳건히 밀고 나갈 것임을 분명히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체감하는 성과를 내겠다'는 약속은 과연 지켜질까요? 1년 뒤 또 열릴 민주당의 정기국회 대비 워크숍 분위기가 벌써 궁금해집니다. 오늘도 땀 흘리며 정직하게 살아가는 많은 국민들의 표정도 여기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