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후재난 “강력해지고 잦아진다”_브라질 형, 누가 이길까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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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겨울 내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폭우와 폭설이 이어지며 사상 유례 없는 큰 피해가 났습니다.

지난달에는 대형 토네이도가 미 중남부 일대를 휩쓸면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과학계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이러한 기후 재난이 더 강력해지고 잦아질 것으로 경고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현지 시각 지난달 31일 오후 미국 아칸소주에서 목격된 거대한 토네이도입니다.

토네이도가 지나간 거리는 건물 파편과 뿌리째 뽑힌 나무 부서진 차량들이 뒤덮었습니다.

[프레디 존슨/피해지역 주민 : "귀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어요. 그런 느낌이었어요. 엄청난 압박감이었죠. 그래도 순식간이었어요. 15초, 20초도 채 안 걸렸어요."]

이날 하루 아칸소주만 12개 등 미 중남부 최소 8개 주에서 50개가 넘는 토네이도가 휩쓸면서 3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일주일전에는 초강력 토네이도가 미시시피 주를 덮쳐 26명이 숨졌습니다.

당시 토네이도는 잔해물을 지상에서 9km 상공까지 잡아 올릴 정도로 강력했으며 피해 지역의 길이는 무려 274km에 달했습니다.

[사뮤엘 에머슨/오클라호마 대학 교수 : "미시시피 롤링포크 지역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는 2 등급 이상 모든 토네이도를 백분위로 나열했을 때 95번째 이상으로 극도로 강력했습니다."]

이번 주 들어서도 골프공보다 큰 우박이 떨어지고 미주리주에서는 토네이도로 5명이 숨지지는 등 미 중부 지방 일대에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 서부는 이례적인 기상 재난이 석 달 넘게 이어졌습니다.

지난달 11일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카운티에 폭우가 쏟아져 강 둑이 무너졌습니다.

강 옆에 이 마을 주민 2천 명은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프란시스코 발라데즈/피해 주민 : "아마 12시 반이나 1시쯤에 연락이 왔어요. 소방서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현장에 왔어요. 물이 차오르고 있으니 대피할 시간이라고요."]

당장 귀중품만 챙기고 나와 집에 있던 의자며 침대 등 각종 집기류와 생필품이 모두 쓰레기가 됐습니다.

복구작업은 홍수가 발생하고 2주가 더 지나서야 시작됐습니다.

피해가 워낙 컸던데다 그사이 비가 계속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길가의 쓰레기를 치우는 데만 한 달이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돼 주민들의 고통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칸토 수테라/캘리포니아 재난당국 직원 : "(작업은) 4주에서 6주 사이, 6주가 안전합니다. 이제 겨우 더미를 치우고 있는 중인데 조금 더 걸립니다."]

캘리포니아 동부 고지대 지역은 사상 유례 없는 폭설 피해가 났습니다.

LA에서 동쪽으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이 마을은 4월로 접어들었지만 이직까지 눈을 치우고 있습니다.

[제프/자원 봉사자 : "저는 첫 폭설이 내리고 5주 동안 하루에 20시간 씩 눈을 치웠어요. 하룻밤에 약 5피트(1.5m)의 눈이 내렸어요."]

눈에 파묻혔던 이 차는 이제서야 움직일 수 있게 됐지만 이곳 저곳이 부서지고 떨어져 나갔습니다.

[케니 피어슨/블루제이 주민 : "3월 한 달 내내 한 달 넘게 눈 속에 있었어요. 전체적으로 15피트(4.5m)정도 눈이 내린 것 같아요."]

이 지역에 내린 눈은 짧은 시간 갑자기 쏟아진데다 물기를 많이 머금어 무거운 습설이었습니다.

때문에 이렇게 주택이 무너지는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폭설로 난방과 통신이 끊기고 진입로가 막혀 식료품을 살 수 없어 이 동네에서만 모두 1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겨울 들어 이 지역을 아우르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적설량은 18미터로 측정됐습니다.

1952년 이후 눈이 가장 많이 내린 것으로 캘리포니아 주 연평균 적설량에 두 배에 해당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매년 겨울을 지나며 태평양에서 발생한 수증기가 좁고 긴 띠를 형성해 많은 비를 뿌리는 대기의 강 현상이 발생합니다.

[다니엘 스와인/미 국립 대기연구센터 기후과학자 : "대기의 강은 실제로 말 그대로의 강입니다. 이것은 대기 중에서 농축된 수증기가 빠르게 이동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과학 전문 학술지 네이처는 폭우와 폭설이 시작된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동안 캘리포니아를 덮친 대기의 강은 총 31차례나 됐다고 밝혔습니다.

한 저명한 기상학자는 10월부터 넉 달 동안 내린 비와 눈의 양은 78조 갤런, 약 2천 8백 47억 톤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학계는 지구 온난화로 대기 온도가 상승하면서 기상 재난이 더욱 강력해지고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이영현입니다.

촬영:유원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