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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의원님, 저 사실 결혼했습니다"…의원실 그녀들의 사정」에서 이어집니다. 앞선 기사에서는 여성 보좌진이 겪는 어려움과 이에 따른 경력 단절의 현실을 전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그 배경과 개선 방안을 짚어봅니다.

국회의원은 바쁩니다. "국회 일 안 한다"는 질타가 매일 쏟아지지만, 상임위원회·각종 방송 출연·지역구 민원 처리에 국정감사까지 겹치면 의원실은 그야말로 주말도 없이 일해야 합니다.

국회의원은 일종의 계약직입니다. 4년 뒤 낙선하지 않으려면, 임기 안에 성과를 내야 합니다. 그리고 의원의 성과는, 의원실 보좌진의 뒷받침 없이는 이뤄낼 수 없습니다. 의원실이 밤낮없이 일하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 "의원님 입장도, 다른 보좌진 입장도 이해는 가요"

보좌진의 업무 강도에 대해 4급 보좌관 A씨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술자리도 많고, 주말에도 출근해야 하고, 언제 누굴 만날지도 모르고…. 주 52시간 근무제의 완전 사각지대, 그런 법의 혜택은 전혀 받지 못하는 곳이어서. 가정을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하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아이때문에 쉬는 건 꿈 같은 이야기입니다. A씨는 아이의 분리불안 증상이 나타나자 국회를 떠나 다른 회사로 이직했고, 이후 이직한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했습니다. "저는 다른 직원 민폐 주기 싫어서 의원실을 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A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정책 비서 B씨는 의원실에서 육아휴직을 한 후 직장을 옮겼습니다. B씨는 "의원은 선출직이니까, 국정감사 한 번을 허투루 보낼 수가 없다"며 "(육아휴직 보냈다 다시 채용하기 어려운) 의원님 입장도 이해는 간다"고 말했습니다.

남성 보좌관 C씨는 "의원 입장에서 육아휴직을 보내고 대체 인력을 쓴다는 게 가벼운 결단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휴직한 직원의 대체 인력을 뽑는다고 해도, 2~3개월의 적응과 교육 기간이 필요하다는 게 C씨의 설명입니다.

■ '일·가정 양립' 어렵기는 남성 보좌진도 마찬가지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의원실에서 일·가정 양립이 안 되긴 남성 보좌진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성 비서관 D씨는 "여기가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고, 내가 기회가 되면 일을 한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육아휴직을 한다는 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D씨는 현실을 이렇게 진단합니다.

"저녁 늦게 보좌관들끼리 모이는 자리를 가면 거의 남성만 있죠. 육아나 가사가 여성에게 집중된 현실에서 특히 여성이 경력 단절이 되는 것 같아요. 위로 갈수록 여성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불공평한 상황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거죠. (…) 사실 저도 아기를 낳고 육아에 참여하고 싶은 욕망이 커요. 그런데 과연 육아를 한다고 했을 때, 최소한 6개월에서 1년을 쉴 수 있는 의원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의문입니다. 남성 보좌진의 육아휴직은 더 어려운 이야기죠. 아이를 낳으면 그만둘 생각까지 하고 있어요."

■ 제도는 갖춰졌지만…인식·문화 개선이 답

그렇다면 국회의원 보좌진은 출산과 육아를 포기해야 할까요? 보좌진들은 "결국 의원과 상위직급 보좌진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A씨는 "(출산휴가·육아휴직·대체인력 채용 등) 제도는 잘 돼 있다"면서도 "이 제도를 적용해주려고 하는 상위 직급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문화 조성'에 대한 의원 양성교육이나 국회 캠페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다른 보좌관 E씨도 "제도를 받아들이고 문화로써 정착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저 스스로도, 누가 육아휴직을 하면 걱정하게 된다든지 그런 게 문제인 것 같다"며 "그런 걸 개선해야 국회에서 여성들이 맘 편하게 정책 보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 "여성 친화적인 문화, 결국 모두가 혜택"

D씨는 '여성 친화적인 문화'를 '저녁 술자리나 담배 피우는 곳에서 소통하고 중요한 일이 이뤄지는 그런 문화들, 그런 것들이 다 같이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건 여성만 혜택을 보는 게 아니라 국회에 속한 직원들이 함께 혜택을 볼 수 있는 변화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수도 있습니다. "여성이 굳이 보좌진 일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 E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국회 보좌진이란 일이, 굉장히 국민 생활에 하나하나 영향을 많이 주거든요. 보좌진으로 좋은 인재가 들어오면 좋은 정책이 나올 수 있는데, 훌륭한 여성 인재들이 소외되거나, 국회에서 못 견디고 나가는 걸 보면 안타깝고, 그런 게 개선되면 국민에게도 좋은 정책이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국민의 절반은 여성이잖아요."

취재 과정에서 만난 21대 의원들은 "여성 보좌진이 출산과 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공약 못지 않게 중요한 약속, 얼마나 지킬 수 있을까요? 저희도 꾸준히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