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협을 고발합니다” _미스터비스트는 어떻게 돈을 버나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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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농민들의 재산으로 운영되는 농협중앙회 일선조직의 도덕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공사를 발주하면서 대금 일부를 리베이트로 받거나 구매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업자로부터 돈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불법 비자금을 조성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조성한 자금은 직원 개인 용도나 내부 경비로 사용됐습니다. 불법 비자금 장부를 통해 드러난 농협중앙회 일선 조직의 비리를 고발합니다. <리포트> 광주광역시의 한 농협 지점, 1층과 2층 사이 계단 천정에 누렇게 비가 샌 흔적이 있습니다. 또 다른 곳에는 비가 새 보수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장마 때 1, 2층 천정 네다섯 군데에서 비가 샜습니다. <녹취> 농협직원 : "지금 PB 룸이 두 개 있거든요. 같이 연결이 돼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양쪽에서 새고 있는 거죠. (건너편도 샜고요?) 네." 이 지점은 지난해 6억여 원을 들여 지점 내부를 새롭게 꾸미는 환경개선공사를 했습니다. 공사 1년6개월 만에 좀처럼 새지 않던 천정이 샜지만 지점측은 건물이 오래된 탓이라며 공사업체를 오히려 두둔합니다. <인터뷰> 농협 지점장 : "비가 누수가 됐었는데 저도 좀 화가 났었죠. 보니까는 건물 노후화 때문에 그런 것이에요, 비가 오면 바람이 들이쳐서. 비가 들어왔어요. 옥상에 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저쪽 유리창을 열어 놓으니까 이게 비가 타서 유리창 문으로 샜던 것이 일부가 내려왔더라고요." 공사를 수주한 곳은 농협 자회사인 농협교류센터 광주전남지삽니다. 농협교류센터는 서울에 있는 인테리어업체에 공사를 다시 넘겼고 지난해 5월 공사가 끝나자 공사대금이 지급됐습니다. 그런데 인테리어업체는 돈을 받은 지 한 달도 안돼 농협교류센터 직원을 통해 현금 천7백만 원을 농협에 다시 건넸습니다. 공사를 하는 데 도움을 많이 줘 감사의 표시로 돈을 건넸다는 게 업체의 해명입니다. <인터뷰> 인테리어업체 사장 : "당시에 지점에서 굉장히 그런 부분에 협조적으로 잘 해주셨어요. 실질적으로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그래서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30,40% 이상 수입이 더 났어요. 수익이 더 나서 그 부분을 제가 인사치레를 하고 싶다라고 하는 부분이다. 그거에요. 솔직한 말로 우리 회사 홍보차원에서 그리고 그분들한테 고맙다는 표시로 제가 액수가 좀 크다 보니까 그렇게 됐습니다." 하지만 돈을 받은 농협에서 공사 업체의 해명과 전혀 다른 증언이 나왔습니다. 공사 계약을 할 때 공사가 끝난 뒤 돈을 받기로 농협교류센터와 사전에 약속이 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농협직원 :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구두로 공사대금의 5%를 리베이트로 제공을 하겠다라고 저희한테 제시를 했습니다. 그 공사가 끝나고 나서 자금을 세탁한 후에 일정 기간이 지나가지고 저희한테 현금으로 마련해서 그렇게 저희가 되돌려받았습니다." 이렇게 지점으로 들어온 돈은 어떻게 쓰였을까? 농협 지점에서 관리해온 비자금 장부 복사본입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돈이 들어오고 나간 내역이 빼곡히 적혀있습니다. 수입금액란을 보면 수차례에 걸쳐 모두 4천8백만 원이 들어온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리베이트로 조성한 천7백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고객 사은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부풀리는 방식 등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인터뷰> 농협 직원 : "5천원이면 공급될 수 있는데 저희가 실질적으로 비용을 허위로 집행하기 위해서 8천 원, 만원. 그러니까 정찰 가격으로 구입한 것처럼 해놓고 납품받는 금액은 훨씬 더 저렴한 공장도 가격이나 그러한 금액으로 저희가 조달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정찰 가격하고 공장도 가격의 그 차이만큼 비자금 조성된 금액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출금액란에는 지점장 해외 연수 지원금, 직원들의 경조사금, 내부 경비 등 다양한 항목이 기록돼 있습니다. 결국 리베이트로 받은 돈으로 비자금을 만들어 개인 용도나 내부 경비로 쓴 것입니다. 비자금의 일부는 윗선에 건네졌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비자금 장부의 지출금액란에는 지난해 6월 2일 본부장, 부본부장에게 3백만 원을 지급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농협교류센터를 통해 천7백만 원을 받은 지 1주일 만입니다. <인터뷰> 농협 직원 : "이 돈을 받아서 지역본부에 감사하다는 의미로 해 가지고 당시에 근무했던 본부장님하고 부본부장님께 팀장님께서 전달을 해야 하니까 현금으로 갖다줄 것을 요구해서 제가 지점장님께 드렸습니다. 지점장님께서 그 돈을 가지고 지역본부에 방문해서 당시 근무를 했던 간부직원들에게 전부 다 제공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총무계 직원이 기록한 비자금 장부는 차장이 정기적으로 사용 내역을 확인하고 서명을 했습니다. <인터뷰> 당시 농협 차장 : "보고는 받았습니다. 제가...(돈이 어디로 간다는 것도 보고 받으셨죠?) 저희가 뭐 보셨다면서요, 비장부. 이렇게 어디 줬다 하는 것은 그런가 보다 하고 보고는 받죠." 그러나 당시 본부자은 비자금 장부의 기록과 자신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이렇게 비자금을 만들어 관리하는 지점은 이 곳뿐 만이 아닙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다른 지점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비자금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 제보를 한 농협 직원은 최근 비자금 문제가 불거지자 비자금 장부를 만들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농협 직원 : "그 때 걸렸다고 그러더라고요. 그거(장부) 없애라고 그렇게 해 가지고 지금은 이제 그렇게 안 하죠. 적더라도 갖고 있지 말아라. 서랍이라도 어떤 데 보관하지 말아라. 이런 식으로 그때 그랬었죠." 일선 지점뿐 아니라 지역본부에서도 비자금을 만들어 쓰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광주지역본부의 사무용 기기를 유지 관리하는 업체 사장은 지난해에 허위 매출을 통해 2천6백만 원의 현금을 전달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업체 사장이 내놓은 장부를 보면 지난해 5월 실제 작업을 했거나 소모성 부품을 교체한 것은 8번입니다. 하지만 지역본부에서 5월에 대금을 지급한 것은 18차례나 됩니다. <인터뷰> 사무용 기기 판매업체 사장 : "허위 계산서를 끊어주면 그쪽 농협에서 저희 통장으로 그 금액을 입금시켜줬고요. 그 입금을 제가 현금으로 찾아서 농협 직원한테 줬거든요. 그리고 그 계산서의 10%가 세금이기 때문에 제가 공제를 하고 나머지 금액을 찾아 농협 직원에게 직접 전달해 주었습니다." 분기별로 6,7백만 원씩 허위로 매출을 일으켰다는 게 업체 사장의 이야깁니다. 하지만 광부지역본부의 당시 담당자는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며 돈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수선이나 소모품 교환에 대한 세부 기록을 남기지 않아 정확한 내역은 알 수 없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인터뷰> 당시 광주지역본부 직원 : "각 팀에서 고치겠다고 하거나 아니면 고쳤겠지 하고 계산을 해 주기 때문에 어느 기계가 어떻게 고장이 났고 어떻게 해서 고쳤다 까지는 제가 알지 못합니다."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은 농협중앙회 본사에까지 보고 됐습니다. 농협 직원이 직무 보고를 통해 의혹을 제기하고 농협중앙회 준법감시실에서 조사할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하지만 준법감시실은 2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조사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직무 보고한 직원이 농협과의 법적 분쟁에 휘말려있어 조사를 미루고 이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소선호 준법감시실 감찰조사팀장 : "직무보고나 탄원서의 내용을 보면 그게 구체적인 증거는 드러나 있지 않고 기술형식으로 돼있습니다. 또한 저희들이 이것이 서로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희들이 형사고소를 했기 때문에 직무보고를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것을 검찰 조사가 끝난 이후에 사실조사를 하겠다는 겁니다." 농협중앙회는 방만한 조직과 운영으로 농민들의 내부 개혁 요구에 직면해 있습니다. 리베이트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하는 농협중앙회 일선 조직의 모습은 이런 농민들의 요구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입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농협이 스스로 내부 개혁의 고삐를 더욱 당겨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