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양주에 대한 ‘진실과 오해’ _개별 슬롯 잠금장치가 있는 정리함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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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부경찰서는 이달초에 가짜 양주 제조범 일당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가짜 양주 제조업자들은 올해 초부터 경북 성주군 야산의 컨테이너 박스에서 양주 공병을 수집.세척한 뒤 국산 저가 양주와 발효에탄올, 식용색소, 벌꿀 등을 희석해 가짜 양주를 제조했다. 이들은 진품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가짜 양주에 진품 원액을 일부 혼합했고 화학 실험기구를 이용해 알코올 도수를 맞춘 뒤 맛과 색깔 등은 자신들의 미각과 육안으로 측정했다. 이들이 만든 가짜 양주는 모 양주회사에서 절대 가짜를 만들 수 없다고 자랑한 A제품. 이 제품은 위조방지를 위해 병을 따는 순간 속 뚜껑에 연결된 원추 모양의 '체커'(checker)가 밑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병을 깨지않는 이상 체커와 속뚜껑을 다시 연결할 수 없다고 회사는 자랑해왔다. 그러나 가짜 양주 제조업자들은 수집된 진품의 병마개를 부품별로 분리해 자체 개발한 압축기를 이용, 체커를 진품과 같이 원상태로 돌려놨다. 이들은 다시 압축기를 이용해 병마개를 닫은 뒤 실제 진품과 동일한 상표의 비닐을 부착했고 다시 뜨거운 물을 이용해 병마개를 꽉 조여 가짜 양주를 완성했다. 술을 좋아하는 주당들은 한 번쯤 과음한 뒤에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좋지않을 경우 어젯밤 마신 양주가 가짜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가져본 경험이 있다. 그렇다면 과연 국내에 유통되는 가짜 양주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실제 어떤 경로를 통해 유통될까. 23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짜 양주 제조는 크게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이뤄진다. 우선 가짜 양주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조직이 있다. 국내에서 가짜 양주를 제조하는 조직은 대략 몇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많지 않은데 이들이 가짜 양주를 제조한 뒤 처벌받는 경우가 반복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세청과 경찰에서 이미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가짜 양주를 제조하는 순간 적발되는 경우가 많다. 대규모로 가짜 양주가 유통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전문적인 조직이 아니라 유흥주점 등에서 자체적으로 가짜 양주를 소량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다. 통상 도시 변두리 지역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유흥주점, 소위 '삐끼'로 불리는 호객꾼이 데려가는 술집에서 이러한 가짜 양주를 자체 제작해 파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가짜 양주는 무엇으로 만들어질까. 흔히들 주당들이 예상하는 대로 국산 저가 양주인 N제품과 C제품이 많이 사용된다. 가짜 양주 제조업자들은 N제품이나 C제품과 주정(발효에탄올), 색소, 벌꿀 등을 혼합해 가짜 양주를 만든다. N제품과 C제품의 출고가격은 4천∼5천 원대. 소비자 가격은 6천∼7천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가짜 양주 제조조직이나 유흥주점 등은 6천∼7천 원 짜리 저가 양주와 다른 원료를 이용해 유흥주점에서 25만 원 안팎에 팔리는 가짜 양주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가짜 양주는 얼마나 유통될까. 국세청에서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가짜 양주의 유통량은 그리 많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국세청에 적발된 가짜 양주 유통량은 500㎖ 병을 기준으로 2004년 2천950병, 2005년 720병, 2006년 4천130병, 2007년 2만1천461병, 2008년 450병 수준이다. 정상적으로 출고된 양주의 0.001∼0.029% 정도다. 2004년과 2007년에 가짜 양주 유통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대규모 전문조직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가짜 양주 제조 전문조직의 수가 많지 않고 이들은 대부분 경찰에서 신원을 파악하고 있어 적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부 유흥주점 등에서 자체적으로 가짜 양주를 만드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그 경우도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유흥주점이 밀집한 강남이나 여의도, 종로, 을지로 등의 지역에서 가짜 양주를 파는 유흥업소는 거의 없다고 국세청은 단언하고 있다. 신용카드로 대부분의 결제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유흥주점이 매입세액 공제를 받으려면 진짜 양주를 제값에 주고 사오는 것이 오히려 세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가짜 양주 제조원가가 싸기는 하지만 제값을 주고 진품을 구입해 공제를 받는 것이 오히려 낫다. 특히 대형 유흥주점의 경우 가짜 양주로 손님을 속이는 위험부담을 떠안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주당들 사이에서 또 하나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내 주변에서는 저가 양주인 N제품과 C제품을 거의 볼 수 없는데 이들 제품의 매출액이 수백억 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대부분 가짜 양주에 사용되기 때문'이라는 소문이다. 그러나 실제 N제품과 C제품의 지난해 매출은 수억 원대로 그리 크지 않다. 일부가 가짜 양주 제조에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실수요라고 국세청은 설명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N제품과 C제품을 대규모로 매입하는 곳은 대형마트나 대형 슈퍼마켓이 대부분"이라며 "N제품과 C제품이 가짜 양주 제조업자에게 대규모로 흘러들어가기는 힘든 유통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N제품과 C제품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 사는 지역이나 인천, 부산 등 항구지역에서 주로 소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N제품과 C제품의 경우 싼 가격에 비해 품질은 우수하기 때문에 저렴한 양주를 찾는 이들이 주로 소비한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호객꾼을 따라간 술집이나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소규모 주점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가짜 양주를 마실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않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혹시나 모를 가짜 양주를 식별하는 방법은 없을까. 주류회사에 다니는 이들이 아니고서는 사실상 판별이 어렵다는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주류전문가들이 모인 국세청 소비세과 직원들도 겉모양이나 맛을 보고 가짜를 판별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주당 중에서 호기롭게 양주병을 흔들어보거나 색깔 등으로 '이 양주는 가짜같은데..'라고 말한다면 거의 100%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국세청에 가짜 양주를 먹었다고 주당들이 신고해온 제품 수백 병을 조사해보면 이중 실제 가짜 양주는 전체의 몇% 수준에 불과하다. 국세청 관계자는 "정부가 가짜 양주 신고포상금을 올리고 무선인식 기술(RFID) 등 첨단기술을 통해 가짜 양주 제조를 막으려고 하는 것은 단 한병의 가짜 양주도 유통시키지 않으려는 목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