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쓰면 보험 안 돼”…‘의료소모품’ 이중잣대_오른쪽 슬롯은 뭐야_krvip

“집에서 쓰면 보험 안 돼”…‘의료소모품’ 이중잣대_콤비나 베테 리베이로_krvip

<앵커 멘트>

희귀병 등을 앓는 중증환자들은 퇴원한 뒤 집에 돌아와서도 장기간 고무관과 식염수 등 각종 의료용 소모품에 의존해야하는데요,

웬일인지, 치료 장소가 병원이냐 집이냐에 따라, 그 가격이 천양지차라고 합니다.

그 비용이 한 달에 많게는 백만 원이 넘을 정도로 만만찮은데요,

그 실태와 문제점을 오승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년 전 '길랑바레'라는 희귀 신경병 진단을 받은 14살 박신애 양.

온몸의 근력이 사라져 먹는 것은 물론, 숨 쉬는 것조차 의료용 고무관에 의지해야 합니다.

<녹취> "누런 코가 쭉쭉 나온다"

특히, 미세먼지가 짙게 깔린 날이면 하루에도 50번은 넘게 새 고무관으로 가래를 제거합니다.

<녹취> 홍순금(박신애 양 어머니) : "이게 한 상자에 100개인데, 개봉을 하면 보통 이틀 삼일이면...어떨 때는 이틀만에 도 다 쓸 때가 있어요. 그래서 항상 집에 한 달 치는 그래도 용품 쓸게 갖춰져 있어야지..."

고무관과 멸균 식염수, 거즈 등 신애 양이 매일 쓰는 의료용 소모품은 다섯 종류.

병원에서는 비용 부담이 거의 없었지만, 집으로 돌아온 뒤부터는 여기에만 한 달에 150만 원가량을 지출합니다.

치료장소가 병원이 아닌 집이라는 이유로, 건강보험 혜택이 끊긴 겁니다.

<녹취> 보건복지부 관계자(음성변조) : "건강보험은 의료기관에서 서비스를 받는 것에 대해서 적용해주는 게 제일 기본이죠. 한정된 재원으로 지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병원을 나와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보험이 적용되는 의료용 소모품은 단 열두 종류.

희귀 난치질환자를 기준으로 보면, 불과 0.3%의 환자만 보험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질병 종류 등에 관계없이 퇴원 후 일정 기간 보험 혜택을 유지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진수(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나는 병원이 너무 힘들고 여러 가지 여건상 너무 안 맞아서 난 집에서 치료를 받게 해주십시오. 그러면 돈이 더 들어도 건강보험이 해결해준다는 거죠."

병원 따로 집 따로인 의료용 소모품 보험 체계로 집에서 중증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이중고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