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히스패닉 인권단체 CEO 박성하 씨 _핑고 베팅_krvip

“한인 등 모든 이민자 돕는 단체로 만들겠다” 재미동포 1.5세인 박성하(39.미국명 폴 박) 씨는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마틴 루터 킹'으로 불리는 세자르 E. 차베스(Cesar E. Chavez)의 이름을 딴 `세자르 차베스 재단'의 최고경영자(CEO)이다. 1966년 창립된 이 재단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친구이며 멕시코계 미국인 노조지도자인 차베스가 그의 친구들과 함께 멕시코계 미국인 농부들을 위해 만든 비영리 단체이다. 경제불황으로 집도 잃고, 여기저기 떠돌이 생활을 하다 중학교를 중퇴한 차베스는 제2차대전 때 일본에서 군 복무를 한 후 귀국해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의 농장 노동자들을 규합해 노조를 설립했다. 박 회장은 2002년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이 재단의 최고경영자로 선임됐고, 직원 300명을 통솔하며 전반적인 기획과 운영 등을 맡아서 하고 있다. 그는 연간 200만 달러의 예산으로 미국 히스패닉계 유소년 교육과 저소득층에 대한 주택 지원 등을 한다. 그는 엘리트 코스를 거쳐 탄탄대로의 인생일 수도 있는 길을 그만두고 이 재단에 몸담아 동포사회에서 화제가 됐다. 코넬대학과 UCLA 로스쿨에 진학해 상법을 전공한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큰 규모인 비즈니스 전문 로펌에서 연봉 수십만 달러를 받는 변호사였지만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신념으로 연봉 2/3가 줄어든 이 재단에 투신했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권영건)이 10-1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주최하는 2009 세계 한인 차세대 대회에 초청된 그는 "차베스 재단의 무료 변호를 맡으면서 인연을 맺었다"며 "모든 걸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사회를 위해 오랫동안 일할 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처리하면서 치열하고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에 염증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차베스 재단의 모토인 `우리는 해낼 수 있다'가 자신의 이념과 신념이 됐다고 말하는 박 씨는 "히스패닉계 커뮤니티는 1960-1970년대 한인 이민 1세들이 거쳐야 했던 어려움을 그대로 겪고 있다"며 "한인들이 같은 이민자로서 이해해 주고 친구가 돼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한미변호사협회(KABA) 이사를 지낸 그는 "재단을 히스패닉계뿐만이 아니고 한인과 모든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단체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한인커뮤니티를 돕고, 지원하는 일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치(齒)기공사인 아버지 박청(67) 씨와 어머니 안정순(62) 씨 사이의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나 5세 때 부모를 따라 오하이오주로 이민한 그는 "재단 최고경영자는 임기가 없어 내가 필요한 날까지 계속 봉사하고 싶다"며 "기금을 모아 재정적으로 튼튼한 재단을 만드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