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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미(日美), 일중(日中), 일한(日韓) 관계를 잘 부탁한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는 4일 오전 자신이 주재한 마지막 각료회의에서 후임 총리로 유력한 간 나오토(菅直人) 부총리에게 이같은 내용이 적힌 메모를 건넸다. 이중 일미(미일) 관계는 자민당 시절부터 이어지는 일본 외교정책의 주축이다. 자민당은 미일동맹을 중시한 반면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동아시아 경시' 외교로 치달아 중국.한국 등 인접 국가의 반발을 샀다. 반면 민주당은 아시아 중시 외교를 내걸었다. 동아시아가 급격히 부각한다는 점을 고려해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뒤 처음 등장한 하토야마 내각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중단한 것은 물론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을 내걸어 인접국의 호감을 샀다. 문제는 이같은 외교정책의 급격한 전환이 후텐마(普天間) 주일미군 기지 이전지 재검토문제와 맞물리면서 "미일동맹을 경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부딪혔다는 것. 이에 대해 미국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면서 일본 내에서도 야당의 비난이 거세졌다. 천안함 사건이 불거지면서 한.미.일 동맹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하토야마 전 총리는 약속을 뒤집고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내 헤노코(邊野古)로 이전하는 등 우왕좌왕한 끝에 사임으로 내몰렸다. 새로 취임한 간 총리는 하토야마 내각의 아시아 중시 외교를 이어받겠다고 다짐한 반면, 전통적인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지난해 9월 부총리 겸 국가전략담당상에 취임한 뒤 줄곧 "일본 외교의 기축은 미국과의 동맹"이라고 강조했고, 다른 한편 4일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하토야마 총리의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을 이어받아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한 것. 이에 따라 간 내각 외교의 최대 과제는 전통적인 '미일동맹'과 '아시아 중시' 외교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이냐는 문제로 집약될 전망이다. 일단 하토야마 내각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후텐마 기지 문제는 당분간 덮어두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하토야마 전 총리가 이 문제를 섣불리 건드렸다가 정권 위기를 초래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대중, 대한 외교도 대미 외교와 모순되지 않는 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단이나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등 하토야마 내각의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한 정책도 당장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간 총리는 신인 의원 시절 북한 공작원 신광수 등의 석방 요청서에 서명한 적이 있지만, 민주당 대표를 맡은 뒤로는 북한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격렬한 반발을 산 적도 있다. 현재는 일본인 납북자의 원상회복 문제와 핵 폐기, 북일 국교정상화, 경제지원 등을 별개로 추진할 게 아니라 패키지로 묶어서 다룰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간 내각의 외교정책에는 예상하기 어려운 구석이 남아있다. 간 총리가 그동안 재정.금융정책과는 달리 외교에 대해서는 별로 입을 열지 않았기 때문. 간 총리도 이점을 의식한 듯 4일 정견 연설에서 "'외교에 관한 발언이 적다'는 말을 듣곤 한다"며 "'외교는 국민 자신이 스스로의 책임과 각오를 얼마나 인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을 신조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접근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시한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