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부 올해 최악의 가뭄 우려…산불도 비상_소방관이 얼마나 벌어요_krvip

美 서부 올해 최악의 가뭄 우려…산불도 비상_포커 플레이어 댄의 섬 집_krvip

[앵커]

미국 서부지역이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습니다.

또 가뭄 때문에 폭염이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해 최악의 산불을 경험한 미 서부 지역은 올해 더 큰 재앙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영현 특파원 가뭄이 어느 정도 심각한 상황인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1200년 만에 대가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현재 미국 국토의 46%가 가뭄 지역으로 분류돼 있는데요.

지도를 보면, 적갈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5단계 가뭄 단계 가운데 가장 높은 '이례적 가뭄'이 발생한 지역으로 대부분 서쪽에 몰려있습니다.

1년 전 같은 때와 비교해보면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지 한눈에 알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지역만 살펴보면 전 지역의 33%가 최고 단계 가뭄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 서부지역 가뭄의 주 원인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라니냐' 현상입니다.

라니냐는 열대 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를 낮춰 해수 증발량이 줄면서 비와 눈의 양이 감소해 가뭄이 발생하는 겁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다면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겠네요.

[기자]

미 서부지역은 호수들이 말라붙어 물 공급이 제한되고 발전 중단까지 대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10일 전체 58개 카운티 가운데 41개 카운티에 물 부족 비상사태를 선언했습니다.

가뭄 피해만 우려되는 게 아니라 산불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대지가 바싹 말라 있어 현재 13개 주에 걸쳐 50여 건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인데요, 현재 피해규모가 서울 면적의 3배가 넘습니다.

미 소방당국은 산불 대비 수준을 2012년 이후 처음으로 4단계로 상향조했습니다.

미 서부지역 가뭄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캘리포니아 북부도시.

새크라멘토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폴섬 호수입니다.

호수 주변에 마른 땅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모두 물에 잠겨 있어야 할 곳입니다.

[아만다 디에스/세크라멘토 주민 : "We’ve never had to come this far out to the lake. we had to make sure to bring this truck in have four wheel drives we can actually come out on to the sand to reach lake."]

레저용 보트를 빌려주던 업체들은 모두 철수했습니다.

호수 곳곳이 바닥을 드러내다 보니 운항도 위험하고 무엇보다 배를 대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빅토리아/엔테로프 주민 : "Last year was thousands of boats every where. You had to wait like at least like an hour to launch a boat in."]

1년 전 폴섬 호수의 위성 사진입니다.

호수의 경계선까지 물이 들어찬 모습이지만 현재는 경계선의 절반 이상이 흙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폴섬 호수의 수위는 해발 135m였지만 6월 현재는 121m로 14m나 더 내려가 저수율은 37%에 불과합니다.

새너제이 동쪽 샌루이스 저수지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북부 트리니티 호수도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수량이 줄었습니다.

가뭄은 폭염도 부추기고 있습니다.

대지를 냉각시킬 물기가 없다 보니 지표면은 대기를 더욱 달구면서 기온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때 이른 이상 고온현상이 며칠째 계속되던 중이었습니다.

오후 한 시를 넘긴 현재 기온은 화씨 108도 섭씨로 환산하면 42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8-9월에 찾아올 폭염이 6월부터 시작된 겁니다.

미 서부지역은 지난 2천 년부터 강수량이 줄면서 가뭄이 예고됐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 내린 비의 양은 지난해 절반에 불과합니다.

[매트 로빈슨/새크라멘토 물 공급 회사직원 : "This is a pretty bad situation for us out here. We haven’t had something this bad since 1977."]

폴섬 호수에서 차로 40분 정도 떨어진 새크라멘토강 하류로 내려와 봤습니다.

강 역시 지난해보다 수위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매트 로빈슨/새크라멘토 물 공급 회사 직원 : "When you see the white area over there, those white pipes and those rocks those should be under water if we have enough water."]

이 때문에 새크라멘토 물 관리 당국은 바닷물의 소금기가 올라오는 걸 막기 위해 강 한가운데 물막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최대 와인 산지 나파 밸리도 코로나에 이어 가뭄 때문에 또 한 번의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짙은 초록색을 띠어야 할 포도나무 잎들은 가뭄과 고열에 싱싱함을 잃었고 포도알은 성장이 더딥니다.

이 와인 농장은 그래도 다른 곳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에밀리 오브라이언/와인 농장 직원 : "Other wineries would like to use centralized water is that from all over. we are able to specialize here right out at our soil."]

하지만 이 우물도 언제 마를지 몰라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바바라 오브라이언/와인 농장 대표 : "We are having to deal with extreme shortage of water. One of our concerns, is that we might not have enough water. At the end, the growing season, that our well could maybe run dry."]

가뭄 때문에 올해 생산량은 절반쯤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곳 나파 와인 농장들은 올해 극심한 가뭄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라 어느 정도 대비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정작 자신들이 걱정하는 건 가뭄으로 인한 대재앙 산불입니다.

나파 밸리는 2017년과 지난해 산불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올해 상황은 그때보다 더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바바라 오브라이언/와인 농장 대표 : "The conditions are right before that. This is very hot weather. The breath is extremely dried. This is very very dried and hot conditions. No humidity in the air."]

산불은 이미 미 중 서부 가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됐습니다.

전미 합동 화재센터 집계결과 올해 들어 6월 23일까지 2만 9천 건이 넘는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해 4천7백12 제곱 킬로미터가 불탔습니다.

서울시 면적의 7.7배가 넘는 규몹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 2천 여건에 4천2백25 제곱 킬로미터가 불탄 것보다 피해 규모가 큽니다.

기후 변화로 20년 만에 본격화된 대가뭄과 맞물려 대형 산불 위험까지 커지면서 미 서부지역은 사상 유례 없는 기후 재앙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특파원 보고 이영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