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스테이크 주고, 코 무늬로 동물 등록…‘펫휴머니제이션’ 산업_아마존 제휴사로 돈 버는 방법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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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세트 하나요. 그리고 토마토도 추가해주세요."

손님의 주문에 맞춰 매장 직원이 손질해놓은 고기를 굽습니다. 그리고는 구운 고기와 야채, 귀리를 용기에 담습니다. 토마토도 원래보다 2개 더 넣어 포장합니다.


이 스테이크 세트는 반려동물을 위한 음식, 즉 '사료'입니다. 식재료로 만들어 사람도 먹을 수도 있지만, 반려동물이 먹을 수 있게 동물이 먹지 못 하는 후추 같은 조미료를 빼고 만듭니다.

3살 강아지 '달콩이'를 위해 스테이크 세트를 사러 온 김은율씨는 "냉동, 건조 사료는 어떻게 만든 건지, 성분 같은 걸 꼼꼼히 따지기 어렵다"며 "강아지한테 대접해주는 기분도 들고 즉석에서 만든 따뜻한 음식이다 보니 건조와 냉동 사료에 비해 소화도 잘 시키더라."라고 말했습니다.


원래 사료는 대규모 제조시설을 갖춰 제조업으로 허가받은 업체만 생산, 판매가 가능합니다. 거기다 냉동과 건조 형태로만 팔 수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신기술, 신산업 관련해서 기업들에게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해주는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이 업체는 제조업 허가 없이 즉석에서 조리해 팔 수 있게 됐습니다.


최상호 '올핀' 대표는 "현행법상 공장에서 사료를 생산할 때 성분, 양, 포장 방법, 가공법 등을 미리 등록하게 돼 있고 판매할 때 즉석 조리는 물론 하나도 변경하면 안 된다"라며 "규제 유예를 받아, 동물마다 좋아하는 음식 혹은 알러지가 있는 음식 등을 더 넣거나 뺄 수 있어 손님들에게 맞춤형으로 판매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반려동물 코 무늬 '찰칵' … 신원 확인 가능

AI 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의 신원을 보다 편리하게 확인, 등록하는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반려동물 기술 스타트업 '펫나우'는 반려동물의 코무늬(비문)를 인식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사람 지문처럼 반려견 코에 새겨진 무늬(비문)는 다 달라, 이를 카메라로 찍어 앱에 등록하는 겁니다. 강아지가 휴대전화 카메라를 보고 있으면 3개의 AI가 강아지 모습을 끊임없이 추적하며 코에 초점을 맞춰 선명하게 사진을 찍는 구조입니다.

현행법상 반려인들은 반려견을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합니다. 등록 방법으로는 반려동물에게 외장형 무선 식별 장치를 달거나 몸 안에 정보 인식용 마이크로칩을 넣는 방법이 있습니다. 외장형 무선 식별 장치는 계속 가지고 다녀야 해 불편하고,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인 마이크로칩 삽입은 반려동물 몸 속에 칩을 넣는 건데, 반려인들의 거부감이 크다고 합니다.

임준호 펫나우 대표는 "반려인들 중 '우리 강아지에게 어떻게 칩을 삽입하느냐며'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많다"라며 "거기다 보통 사람들이 마이크로칩을 인식하는 스캐너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유기 동물의 주인을 찾아주기 어려울 때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동물보호법이 반려견 등록을 내·외장형 무선식별장치로만 허용하고 있는데, 여기에 비문이나 안면인식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동물 등록이 활성화되면 동물 보험이나 동물 위탁 산업도 더 활발해져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복지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임 대표는 “반려동물의 신원 확인이 어려워 펫보험이 비싼 경우가 많은데 신원확인이 수월해지면 펫보험이 활성화돼 치료비 부담이 준다"라며 "또, 신원 확인이 쉬워지면 동물을 병원이나 호텔, 놀이시설 등에 맡길 때 혹시 바뀌지 않을까 염려하는게 줄어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반려인 1448만 명…'반려동물도 사람처럼' 펫휴머니제이션 확산

반려인들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을 사람처럼 대하는 '펫휴머니제이션'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펫휴머니제이션(Pet-Humanization)'은 반려동물(Pet)과 인간화(Humanization)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친구나 가족 등 사람과 같이 대하는 사회·문화적 현상을 말합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는 604만 가구이고 반려인은 1448만 명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인들은 반려견에겐 월평균 13만 원, 반려묘에겐 10만 원을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려동물 양육비 중에는 사료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사료를 살 때 반려인들은 사료의 영양성분과 기호, 가격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도 "2020년 세계 펫케어 시장은 1421억 달러이고 우리나라 펫케어 시장 규모도 17억 9200만 달러로 5년간 연평균 8.4% 성장하고 있다"면서 "펫휴머니제이션과 loT·AI 등 첨단 기술을 접목시킨 펫테크(Pet-tech, 반려동물과 기술의 합성어)가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