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인사 다음 수순은 ‘육방부’ 해체?_돈 버는 설문조사 앱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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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첫 군 수뇌부 인사를 단행했다.

정경두 전 공군총장(공군 30기)이 합동참모본부 의장에 내정됐고, 육군참모총장에 김용우 현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육사 39기·중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 김병주 현 육군 3군단장(육사 40기·중장), 공군참모총장에 이왕근 현 합참 군사지원본부장(공사 31기·중장)이 낙점됐다.

1군사령관에 박종진 현 3군사령부 부사령관(3사 17기·중장), 2작전사령관에 박한기 현 8군단장(학군 21기·중장), 3군사령관에는 김운용 현 2군단장(육사 40기·중장)이 임명됐다.

이번 인사로 국군 창설 후 69년 만에 처음으로 해군 출신 국방장관, 공군 출신 합참의장 조합이 탄생했고, 학군 출신 대장과 3사 출신 대장이 동시에 나왔다.

육군 특히 육사 출신이 국방부 내 요직을 독점해 '육방부'라고 불렸던 관행을 깨뜨리겠다는, 문 대통령표 '국방개혁'의 신호탄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개혁적 군 인사 기조'는 실장급 인사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국방부 실장급 고위공무원 5명 중 1명을 빼고 모두 육군 출신이며, 특히 군의 조직과 예산을 책임지는 핵심 요직은 육군 출신들이 도맡아 왔다.

군 안팎에서는 이처럼 육군이 주요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 '군 병력 감축' '해·공군력 강화'를 골자로 추진됐던 '국방개혁 2020'을 후퇴시켜 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자 군이 구축 중인 한국형 3축 체계 중 상당수가 해·공군 무기가 주축이지만, "육군 무기가 아니라는 이유로 충분한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다"는 볼멘 소리가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실장급 인사 5명을 모두 해·공군 출신이나 행시 출신은 물론 민간 전문가로 교체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무 국방장관
군 안팎에서는 지나치게 '육군·육사 해체'에 몰두하다 '국방 개혁'의 본질이 잊혀져선 안 된다는 조언이 나온다.

군에 장기간 몸담았던 전문가는 "육사 출신이 꾸준히 군 주요 직책을 독점하면서 조직이 지나치게 경직됐고, 전투보단 '줄 세우기'에 급급해 비육사.비육군 출신들이 박탈감을 느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해사나 공사라고 줄 세우는 문화는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국방 개혁의 성패는 단순히 '사람의 출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군 특유의 폐쇄적인 분위기를 얼마나 빨리 깰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전 정부에서도 해군 출신, 3사 출신 장군을 합참의장에 임명했지만, 육사 위주의 군 문화 타파에는 별 효과가 없었다.

이 때문에 민간 전문가를 국방부에 대거 투입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군 특성상 내부 조직을 장악할 역량을 갖춘 인사가 충분하지 않아, 적임자를 제때 찾지 못하면 오히려 국방개혁 기틀 마련이 늦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김용우 신임 육군참모총장의 말대로 "육군이 선도적으로 절박한 심정으로 처절하게 몸부림치듯" 강도높은 개혁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외부만을 통한 개혁에는 늘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