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O형·A형 첫 동시발생…백신 접종 비상_신호로 돈 버는 방법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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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정부가 구제역 위기 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습니다.

보은에서는 한 한우 농장에서 또 구제역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미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확산 방지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홍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우 백 50여 마리를 키우는 충북 보은의 한우 농장, 첫 확진 판정이 나온 농가에서 불과 1.3킬로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이 농장의 소 세마리가 침을 흘리는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고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적막감 속에 방역 인력만 분주히 농장을 오갑니다.

<녹취> 농민(음성변조) : "걱정이 많죠. 농장에서 할 수 있는 거는 최대한 방역하고 백신 잘 하고 그런 거죠."

경기도 연천의 젖소농장은 추가로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위기 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습니다.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2010년 이후 7년 만입니다.

위기단계 격상에따른 후속 조치로 우시장 등 전국의 가축시장이 전면 폐쇄됐습니다.

일단 오는 18일까지 일시 폐쇄지만 연장될 수도 있습니다.

전국에 거점 소독 장소가 설치되고 살아있는 가축의 이동도 전면 금지됩니다.

경기도는 다른 시도로 우제류 반출이 제한됩니다.

<인터뷰> 김경규(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우제류 농장, 축산 관련 시설의 방문과 출입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앞으로 1주일이 구제역 발생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홍희정입니다.

<기자 멘트>

어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내려진 경기도 연천의 젖소 농장은 보은이나 정읍과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두 곳에서 나온 구제역 바이러스는 혈청형이 O형이었지만, 연천에선 A형이 나온 겁니다.

국내에선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모두 8차례 구제역이 발생했는데, 2010년 1월 경기도 포천 연천의 소 농가에서 발생한 6건만 A형이었고, 나머지 7차례는 전부 O형이었습니다.

7년 만에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가 확인된 것입니다.

특히, 서로 다른 O형과 A형이 동시에 발생한 건 처음입니다.

정부의 방역과 백신 접종 계획에도 큰 혼란이 생겼습니다.

우리나라에선 그동안 O형 구제역이 주로 발생해서, 정부는 O형 바이러스 위주로 백신 정책을 세웠습니다.

백신도 O형만 예방할 수 있는 물량이 훨씬 많이 준비돼 있습니다.

O형과 A형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34%정도밖에 안 됩니다.

정부는 전국 소 313만 마리 정도에 대해 모두 백신 접종을 마칠 계획이지만, O형과 A형 모두 대비할 수 있는 백신은 190만 마리분뿐입니다.

그래서, 방역 당국은 일단 A형 구제역이 발생한 연천 주변 소 사육 농장에 O+A형 백신을 배포하고, 나머지 지역은 그냥 O형 백신을 접종할 계획입니다.

O+A형 백신을 추가로 수입하는 데는 일주일 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제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의 한우 농장은 처음 구제역이 나온 젖소 농장에서 불과 1.3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젖소에 집중하다 한우를 놓친 겁니다.

그런데, 이 한우 농장은 지난 1월 조사 때, 항체 형성률이 100%였습니다.

엉터리 조사였다는 게 확인된 셈인데요.

지난해 구제역 백신 접종에 900억 원이 넘게 들어갔습니다.

정부는 농가에서 백신을 제대로 접종하지 않아 구제역이 발생했을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농가에선 정부가 하라는 대로 했는데 책임을 농가에 돌리고 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백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백신의 효능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날씨가 추워질수록 더 창궐합니다.

하지만, 구제역 방역에 쓰이는 소독제 대다수가 겨울철 영하의 날씨에선 효과가 없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습니다.

소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돼지로 전염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돼지의 항체 형성률은 70% 가량으로, 소보다 훨씬 낮습니다.

또, 돼지는 소보다 훨씬 좁은 공간에서 빽빽히 가둬 키우기 때문에, 한 마리가 감염되면 농장 내 모든 돼지들에게 순식간에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돼지 구제역이 발생하면, 지난 2010년 전체 사육 돼지의 3분의 1을 매몰 처분했을 만큼 막대한 피해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