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장관 “미국은 ‘큰 그림’, 북한은 ‘영변’ 한정해 결렬”_회복해라 여기서 불평해라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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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비핵화 관련해 '빅 픽쳐(큰 그림)'를 협의하길 원했지만, 북한은 '영변'에 한정해 대화를 풀었기 때문에 결국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다"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밝혔습니다.

강경화 장관은 오늘(18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미 2차 회담이 결렬된 배경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등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미국이 원한 '큰 그림'이란, '비핵화와 관련된 모든 핵과 미사일 등 북한의 시설과 능력 전체를 놓고, 일단 큰 그림을 갖고 시작하자는 뜻'이라고 강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외교부는 오늘 배포한 보고자료에서도 회담 결렬의 이유를 이같이 밝혔습니다. '미국은 ▲비핵화 정의에 대한 합의 ▲모든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 ▲로드맵 도출에 우선순위를 둔 데 반해, 북측은 현 단계에서 이행 가능한 비핵화 조치에 집중했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 비핵화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이 '올 오어 나싱(All or Nothing)', 즉 '전부 아니면 전무'이냐는 질문에, 강 장관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의 입장은 포괄적인 그림을 갖고 협상을 해야 한다는 뜻에서 '빅 픽쳐'이지, '올 오어 나싱'은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은 "포괄적인 논의로 '큰 틀'에 합의한 뒤, 부분에 있어서는 단계적으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부연했습니다. 여기서 '큰 틀'은 종국적으로 마무리 시점에는 북한이 핵시설과 능력뿐만 아니라,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까지 동결한다는 전체 목표를 말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강 장관은 그러면서 지난 하노이 회담 때 북한이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전체에서 어느 한 부분만 먼저 논의해서 합의한 뒤 이행하자', 즉 '영변에 대해서만 먼저 합의하고 이행하자'는 방식은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분명한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과거 북한과의 핵 논의를 보면, 제네바 합의 때 플루토늄을 동결하는 상황이었는데 합의 이행 중에 농축시설이 발견돼 합의가 다 무너진 적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한 부분만 합의를 부분, 부분 하다 보면 상당히 위험부담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단계별 상응 조치에 제재완화는 포함되지 않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의 질문에, 강 장관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제재완화가 논의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강 장관은 미국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면 제재를 완전히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면서, "분명히 어느 시점에서는 그런 제재 완화 논의를 할 때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더 과감한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묻는 말에는, "의지를 명시적으로 여러 번 공약했다"면서 "공개적으로 밝힌 비핵화 의지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답했습니다.

강 장관은 대북특사 파견과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대북특사 파견을 포함해 모든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 "남북 정상 간에 형성된 신뢰를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열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한국을 가리켜 '중재자가 아니라 플레이어'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북한 비핵화의 핵심 당사자이고 우리의 안보이익에 직결된 문제이니,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에 대해선 이의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외교통일위원들이 북한의 핵실험 재개 가능성을 묻자 강 장관은 "국제전문가들의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긴 하지만, 핵실험장 폭파가 있었던 것도 하나의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핵실험 재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다만 "우리 정부도 (미사일 발사장이 있는) 동창리의 동향을 많이 우려하며 주시하고 있다"면서 북측이 현명한 판단을 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미 협상에 대해서는 '재개 가능성이 높다, 낮다기 보다는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협상재개의 의지를 명확히 밝혔고, 북한도 최선희 부상의 회견을 분석해보면 그런 의지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며 판단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