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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원이 제기한 정치자금 기부한도 철폐 소송의 덕을 민주당과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보면서 선거자금 모금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클린턴 선거캠프와 민주당은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 투자자 조지 소로스 등 '큰손' 후원자들의 기부에 힘입어 선거자금 모금 면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캠프와 공화당에 2배 가까이 앞서고 있다.

클린턴은 다른 정당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에게서 5천400달러(596만원)까지만 후원받을 수 있으나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와 숀 매커천이 4년 전 제기한 소송 덕분에 우회적으로 거액 기부자들의 도움을 아낌없이 받고 있다.

앨라배마주 기업인이자 공화당원인 매커천은 2012년 개인의 정치자금 기부 한도 총액을 제한하는 연방법을 철폐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미국 대법원은 2년 후 '매커천 대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판결에서 기부금 총액 제한을 위헌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개인 후원자는 후보자 개별기부 한도만 지키면 총액 제한 없이 정당이나 정치활동위원회(PAC)에 무제한으로 여러번 기부할 수 있게 됐다.

당시 부유층 지지자가 많은 공화당에 유리한 결정으로 관측됐고 민주당원들은 이 결정을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지만, 결과적으로 클린턴과 민주당은 큰 도움을 받게 됐다.

클린턴은 작년 민주당과 합의해 자신의 거물급 후원자들에게 기존 기부금 총액 제한의 갑절을 넘는 30만 달러(3억3천만원) 이상을 기부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클린턴 캠프가 구성한 '힐러리 승리 펀드'를 통해 모았다.

작년에만 해도 빚에 쪼들렸던 DNC는 이 실탄을 활용해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대선 판세를 가를 수 있는 주요 경합지에 9월 초까지 3천만 달러(331억원)를 쏟아부었다. 트럼프와 공화당이 투입한 1천100만달러(121억원)의 3배 가까이 되는 금액이다.

소송 당사자였던 매커천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면 어떤 당이 이기든지 상관하지 않는다"고 괘념치 않는다는 태도지만, 공화당 거물급 후원자 설득에 실패하고 소액 기부금에 의존하는 트럼프 캠프는 소송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NYT는 매일 업데이트하는 자체 예측조사 결과에서 클린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75%로 높였다. 지난달 26일 90%까지 치솟았던 클린턴의 당선 확률은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반등에 성공해 25%에 그친 트럼프를 크게 앞서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은 주요 매체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3~4% 포인트 근소하게 앞서 전혀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폭스뉴스가 지난달 27~29일 9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은 43%의 지지율을 보여 40%를 얻은 트럼프를 3% 포인트 차로 앞섰다.

미 여론조사기관 '퍼블릭폴리시폴링'(PPP)과 라스무센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은 트럼프를 각각 4%, 1%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