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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 양국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 타결은 양국 관계 `재설정(Reset)'의 또 다른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START-1이 구소련 붕괴를 전후해 아직 냉전의 기운이 남아있던 시대에 이뤄진 미-러 군축 협상의 산물이다. 반면 이번 협정은 미-러 화해 시대에 새로운 지도자들이 산물이자 핵 없는 세계로 가겠다는 양국의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전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약속을 행동으로 옮겼다. 이 협정은 러시아와 관계를 `리셋'하는 노력의 결과물이며, 핵무기 없는 세상의 안보와 평화를 위한 하나의 도약"이라면서 이번 협정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지난해 5월 후속 협정 협상을 시작한 이후 양국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계획, 검증 방법 등을 두고 여러 번 고비를 맞았다. 양국 내 강경보수파나 군부의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핵없는 세계를 구현하고 전 정권에서 보여준 대립 구도를 청산하겠다는 양국 지도자의 의지는 강했다. 협상 재개에 합의한 지 3개월 만인 지난해 7월 모스크바에서 만난 양국 정상은 협정 초안의 양해 각서에 서명했다. 이후 양국 정상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별도 회동을 하고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면서 새 협정의 중요성과 조기 타결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를 양국 협상단에 주문했다. 그해 9월 오바마 대통령은 동유럽 미사일방어(MD) 기지 철회라는 선물을 러시아에 안기기도 했다. 마감시한 내 타결에는 실패했지만 4월12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 안보정상회의 이전에 양측이 극적으로 협정을 마무리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 측의 배려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이번 협정 타결을 계기로 양국 간 신뢰와 협력 분위기가 고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러시아는 오바마 대통령의 신(新) 아프가니스탄 전략에 협조하기로 했으며, 이란 추가 제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군사 협력이 다른 외교 또는 경제 현안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당장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2008년 그루지야 전쟁 후 제기한 새 대서양 안보협력 조약에 미국이 어떻게 화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 경제·통상 분야에서 얼마나 양보와 협조가 있을지도 기대된다. 러시아는 현재 양국 통상 관계의 걸림돌인 `잭슨-배닉' 수정안이 러시아의 WTO 가입을 막는 시대착오적 법안이라면서 이 법안의 철폐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다른 구소련 국가들도 관세동맹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1974년 만들어진 '잭슨-배닉 수정안'은 유대인 및 종교적 소수자들의 자유 이민을 보장해주는 것을 조건으로 옛 소련이나 여타 계획경제 국가들과 정상적인 무역 관계를 맺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러시아는 1994년부터 이 조치에 응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미 의원들은 러시아와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를 맺기 전에 러시아가 WTO 가입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국 정상이 관계 재설정의 또 다른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상대방에 대한 양국 국민의 뿌리깊은 불신을 없애는 데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모스크바 독립여론조사 기관인 `레바다' 센터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1천600명)의 73%가 미국은 모든 나라를 통제하려는 침략자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