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조건?…공시가격 상승에 수급자 탈락 노심초사_포커칩 나눠주는 직원_krvip

가난의 조건?…공시가격 상승에 수급자 탈락 노심초사_정맥으로 베팅하다_krvip

[앵커]

80년 된 낡은 집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급여를 못 받고 숨진 서울 창신동 모자 사연 전해드렸습니다.

이렇게 낡았지만 시간이 흘러 집값이 올랐거나 연락이 끊겼어도 가족이 있기 때문에 복지 혜택이 끊길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신지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쓰러질 듯 보이지만 재개발 바람을 타고 공시가격이 1억 7천만 원까지 오른 집, 집값이 올라 80대 어머니와 50대 아들은 생계·의료급여 수급 심사에서 탈락했고 숨진 지 한 달 만에 발견됐습니다.

기초연금과 생계급여 58만 원으로 생활하는 70대 수급자는 자신의 집 공시가격이 3천만 원 오르자, 복지 혜택을 못 받게 될까 걱정입니다.

[생계급여 등 수급자/음성변조 : "주인이 막 월세를 올리고 그러더라고요. 먹을 거 안 먹고, 입을 거 안 입고 월세에서 벗어나려고 집 마련한 것을…. 그거를 탈락시키고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주택공시가격은 여러 복지 제도의 심사 기준입니다.

기초수급 신청자의 소득인정액을 따질 때 환산소득으로 적용됩니다.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4년 만에 최대폭인 19%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기초수급 탈락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김윤영/빈곤사회연대 활동가 : "약간의 자산만 가지고 있어도 제도 진입 자체가 어려운 맹점을 만들어버렸다, 최소한으로 생활을 하는 중에도 거의 모든 자산을 처분한 상태여야 수급자에 진입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겠죠."]

연락 끊긴 가족이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이 80대 어르신은 생계급여 심사에서 떨어졌습니다.

얹혀살던 집에서도 쫓겨났습니다.

[생계급여 등 수급 탈락자 : "이십 몇 년 동안 하여튼 전화도 한 통 없었으니까…. 우선 잘 데가 없으니까, 자야, 깨면 먹는 거 생각하고 먹어야 하거든. 내 살아봐야 2~3년이거든요. 그동안에 그냥 살다가 죽는 거예요."]

암 치료도 포기할 뻔했지만, 관할 구청이 탈락자 재조사로 안타까운 상황을 발견해 '건강 돌봄'과 도시락을 지원 중입니다.

[함기연/서울 노원구 : "부적합 결정자로 그대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분이었지만 저희가 한 번 더 들여다보면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하게 됐다는 점이…."]

코로나19로 더 팍팍해진 저소득층의 생활, 현장실사 등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신지원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고석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