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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영권 승계를 두고 벌어진 삼성가의 수난사는 2008년 삼성특검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고 이건희 회장은 결국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이른바 재벌의 3.5법칙을 선고받았죠.

다른 재벌 회장들의 '기부 약속'도, 이런 법원 판결에 영향을 줬습니다.

하누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몽구/당시 현대차 회장/2006년 : "검찰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겠습니다. (비자금 직접 조성하셨다는 혐의 인정하십니까?) ..."]

2006년, 비자금 혐의로 수사받던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수사 중 기부를 약속했습니다.

[이전갑/현대차 부회장/2006. 4.19 : "개인 보유, 글로비스 주식 전량을 조건 없이 사회에 환원하겠습니다."]

본인과 아들 정의선 사장의 현대글로비스 주식 1조 원어치를 모두 헌납하겠다는 것.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대국민 약속을 한 것을 유리한 양형 사실로 보겠다'면서 1심 징역 3년을 깨고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해줍니다.

그런데 이 판결을 내린 항소심 재판장, 퇴직 뒤 현대 이노션 감사위원을 맡습니다.

감형된 뒤 정몽구 회장, 약속을 지켰을까.

아닙니다.

특히 아들 정의선 회장의 글로비스 지분은 단 한 주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정 회장에게 향후 계획, 직접 물어봤습니다.

[정의선/현대차 회장/1일 : "(글로비스 지분에 대해서 회장님 지분 기부 계획이) 그건 다음에 보시면 알게 됩니다."]

2003년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은 최태원 SK 회장도 문제가 된 워커힐호텔 주식을 내놓겠다 했습니다.

[최태원/SK 회장/2003년 : "앞으로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되면 더 성숙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때도, 항소심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해주며 "장래 기업활동에 기여할 것" "사재출연 등 노력한 사정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반성하겠다던 최 회장, 8년 뒤 또다시 검찰 문턱에 섰습니다.

[최태원/SK 회장/2011년 : "(8년만에 다시 출석하셨는데, 다시 와보시니 소감이 어떠십니까?) ..."]

그런데 알고 보니 최 회장의 변호인, 8년 전 사건에서 최 회장을 집행유예로 감형해 준 항소심 판사였습니다.

[김남근/변호사 : "혜택을 받기 위해서 재벌들 봐주기 재판한 거 아니야 이렇게 의심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비난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 회장은 집행유예 선고가 확정된 뒤 2008년 8.15 특별사면으로 나란히 면죄를 받았습니다.

KBS 뉴스 하누리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영상편집:한효정/CG:안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