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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계 금융사, 현지화 실패에 본사 자금난 겹쳐 "한국 금융당국 규제·간섭 지나쳐" 지적도 1990년대 중반 한국 금융시장이 개방됐을 당시 서양의 금융사가 막대한 자본력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잠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지난 현재 상황은 정반대다. 유럽과 미국계 금융사들은 잇따라 영업을 축소하거나 아예 한국을 떠나고 있다. 이는 한국 현지화 실패에 본사의 자금난이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가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도 인다. 그러나 중국계와 일본계 금융사들은 최근 들어 국내 틈새시장을 파고들며 꾸준히 덩치를 키우고 있다. ◇10년새 외국계 34개사 영업 축소·철수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2003년 이후 한국을 떠나거나 영업 규모를 줄인 외국계 금융회사는 은행 14개사, 보험 7개사, 증권 6개사, 자산운용 4개사, 여신전문업 3개사 등 34개사에 달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못한 것이 공통 이유로 꼽힌다. 최근 몇 년 사이 외국계 금융사들은 영업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한 본사의 합병 또는 파산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이 한국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대표적으로 SC은행은 2004년 5∼6%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했지만 2012년 말 4.7%까지 떨어졌고 한국시티은행은 같은 기간 3% 중반에서 2% 후반까지 떨어졌다. 외국계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2007년 8천253억원에 달했지만 2012년 2천58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수탁고는 2009년 97조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2010년 92조9천억원, 2011년 85조3천억원, 2012년 89조6천억원을 나타냈다. 생명보험에서도 외국계는 고전하고 있다. 알리안츠·메트라이프·PCA·ACE·푸르덴셜·ING·라이나·카디프·AIA 등 8개 외국계에 우리아비바를 더한 9개 생명보험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6.3%다. 2009년만 해도 이들의 점유율은 21.9%에 달했다. ◇"한국, 금융허브 꿈꾸지만 개입·규제 지나쳐" 외국계 금융사가 한국에서 부진한 것은 금융당국의 보수적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외국계 금융사 임원은 "인·허가, 상품개발 등과 관련해 금융당국에 협의를 요청해도 업무 처리가 늦기 때문에 일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한국이 동북아시아 금융허브를 꿈꾸고 있지만 정작 정부의 지나친 개입과 규제로 외국계 은행들이 짐을 싸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는 "한국에서는 예대금리 마진, 수수료 등과 관련된 규제가 너무 많아 외국 금융기관들의 수익률이 계속 하락한다"며 "홍콩, 싱가포르 등보다 영업환경이 현저히 떨어지니 외국 금융사들이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최근에는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기도 했다. 취임 후 외국계 금융사의 영업 활성화를 추진했던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간부회의에서 "큰 그림을 보기보다는 감독 측면에서 접근하는데 머물고 있다"고 지적하고 외국계 금융사와 관련한 사안은 자신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규제의 예측 가능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부문 규제가 국내에서 영업하는 모든 금융사에 예외없이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규제의 수준보다 규제의 일관성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계 금융사들의 한국 철수 결정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도 있다"며 "철수 과정에서 금융소비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감독당국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계·일본계는 '덩치 불리기' 외국계 금융사의 판도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중국계, 일본계의 약진이다. 주로 영국계, 미국계가 한국 시장에서 허덕이는 사이 중국계, 일본계는 오히려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계, 일본계 금융사의 성장세는 주로 은행에서 나타난다. 현재 한국에 진출한 중국계 은행은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교통은행, 중국농업은행 등 5곳, 일본계 은행은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미쓰비시도쿄UFJ은행, 야마구찌은행 등 4곳이다. 이들은 한국 내 자산 규모와 임직원 수 등 모든 측면에서 해마다 덩치를 키우고 있다. 2009년 12월 한국에 진출한 농업은행을 제외한 중국계 은행 4곳의 한국 내 임직원 수는 2008년 6월 196명에서 2013년 같은 시기에는 296명 늘어났고, 총자산 규모는 6조3천192억원에서 18조2천471억원으로 3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일본계 은행 4곳의 임직원 수는 같은 기간 313명에서 525명으로, 총자산은 19조6천985억원에서 38조1천126억원으로 불어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본계 은행들은 엔저(円低·엔화가치 하락) 때문에 국내(일본)에서 자금을 굴리는 대신 한국에서의 기업대출로 수익 창출 기회를 찾고 있다"며 "중국계는 한·중 양국간 비즈니스 규모 확대에 걸맞게 체급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