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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유가 상황에 에너지 경보를 발령할 정도로 유가가 고공행진을 보이는 가운데 기름 값을 아끼려는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0일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928.3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7월16일의 1,950.02원에 바짝 근접했다. 같은 날 경유 가격도 ℓ당 1740.65로 1,800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 `뚜벅이족' 급증..자동차는 집에 = 유가 폭탄을 견디지 못하고 자가용 운행을 포기하는 시민이 늘어나고 있다.

버스나 지하철, 자전거나 도보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이들을 빗댄 `뚜벅이 족'이 급증하는 등 시민의 생활방식도 바뀌고 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란 제목의 인터넷 카페에는 회원만 무려 40만 명에 육박했다.

안산시는 고유가 시대에 대비, 지난해부터 직원들에게 근거리 출장은 승용차가 아닌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하고 현재 15대의 자전거를 비치, 운영 중이며 과천시도 공용 자전거를 비치해 시민에게 이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의정부시는 본청과 동사무소 등에 공무용 자전거 20여 대를 비치해 직원들이 업무차 이동할 때 사용하도록 조치했고 시민의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1억7천여만원을 들여 자전거 보험에 가입했다.

승용차를 두고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이모(42.광주 서구)씨는 "출ㆍ퇴근 시간은 15분 정도 늘었지만, 매달 20여만원 가량 들어가는 기름값을 절약할 수 있다"며 "건강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상습적으로 계속되는 출ㆍ퇴근길 정체에서도 해방됐다"고 말했다.

각 대학과 직장에는 자가용 대신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현재 7대의 통근 버스를 운영하는 창원시는 통근버스 이용 직원 수가 지난 연말에 비해 5~10% 정도 증가했다.

지하철과 버스 이용객도 급증하고 있다.

부산은 지난달 부산도시철도 1, 2, 3호선을 이용한 시민이 2천120만9천여천명으로, 하루 평균 75만7천400여명에 달했다.

이는 2010년 2월 1천972만7천여명(하루 평균 70만4천500여명)에 비해 140만여 명이 늘어난 수치다.

하루 평균 140만여 명이던 시내버스 승객도 이달 들어 150만~160만명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날 현재 울산시 시내버스 일일 이용자는 평균 34만 명 정도로 지난해 12월보다 2만명 정도 늘었다.

대전은 지난달 평일 평균 지하철 이용 승객은 11만3천909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10만 1천474명보다 1만2천435명(12.3%) 증가했다.

대전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개학 등 계절적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고유가가 승객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한 승객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직장인들이 차를 두고 출근하면서 평일 낮 시간대 아파트 주차장이 차량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고 자가용 운행을 포기하는 자가운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대리운전 이용자가 줄어 대리운전 종사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관공서.회사.음식점도 비상 = 관광서도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다.

여수해양경찰서는 유류 소모를 줄이려고 전남 고흥지역 연안 해상경비를 담당하는 소형 경비정 3척의 출동 근무 기간을 기존 1박2일에서 2박3일로 하루 연장했다.

대구시는 자체 네트워크에 연결된 업무용 컴퓨터 4천800여대에 절전 프로그램을 설치해 컴퓨터를 30분간 사용하지 않으면 강제적으로 전원을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인천시는 이달부터 점심때와 퇴근 후 청사 내 소등 상태와 불필요한 전기 사용을 감시하기 위한 순찰팀 3개조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의 해양경찰청은 청사 1층 대형간판 심야 조명을 끄고 매일 밤새 켜두는 청사 주변 가로등들도 과거엔 오전 7시가 돼야 껐지만, 최근엔 1시간 앞당겨 오전 6시께 불을 끄고 있다.

전주의 한 보험회사는 오전.오후로 열던 회의를 아침 한 차례로 줄였다. 영업사원의 특성상 장거리를 오가는데 불필요한 기름 값을 줄이기 위해서다.

강원지역 일부 음식점들이 배달을 최소화하거나 먼 거리 배달은 포기하고 있다.

회사원 안모(27.춘천시 효자동)씨는 "최근 밤늦게 춘천의 한 야식전문배달 음식점에 주문 전화를 했다가 음식점 주인으로부터 거리가 멀어 배달할 수 없다며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원주의 한 음식점도 하루 수십 건의 배달 주문이 들어오지만 3㎞ 이상 떨어진 곳은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배달을 하지 않고 있다.

◇`원정 주유' 보편화..주유ㆍ운전 습관도 바뀌어 = 부산 시내 도심 주유소의 휘발유 값이 ℓ당 1천900원을 웃돌자 주말만 되면 조금이라도 싼 기름을 넣으려고 시 외곽인 기장군 일대 주유소로 차량이 몰리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직장인 송주섭(46)씨는 "주말에 기장 일대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채워넣고 나면 1주일은 버틸 수 있다"며 "옛날에는 아무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지만 기름 값이 워낙 뛰다 보니 이제는 가격표를 먼저 보고 주유소를 찾는다"고 말했다.

또 일반 주유소보다 리터당 50원에서 많게는 100원까지 기름 값이 싼 셀프주유소로 발길을 돌리는 시민이 크게 늘었다.

대형마트 주유소도 인근 주유소보다 리터당 50~70원가량 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싼 주유소를 찾는데 인터넷과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유가 애플리케이션도 속속 등장하고 있고 내비게이션은 실시간으로 주변 주유소의 기름 값을 알려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김모(41.여.청주 흥덕구)씨는 "집 앞에 주유소가 있는데 휘발유가 리터당 2천69원일 정도로 올랐다. 인터넷으로 휘발유 가격을 검색해 보니 다행히 옆 동네에 1천867원 하는 주유소가 있어 그리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이용해 주유 할인 상품권을 챙기는가 하면 카드사마다 경쟁적으로 내놓는 주유전용 카드를 최대한 활용하는 `알뜰 운전자'도 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기름값 때문에 자가 운전자들이 주유 및 운전 습관도 달라지고 있다.

각 주유소에는 그동안 무조건 '가득' 채우던 손님들이 절반만 채워달라고 요구하는 손님들이 늘었다. 1만∼2만원 단위로 주유하는 '짠돌이 운전자'도 적지 않다.

또 에너지 소모가 많은 급발진과 급정차를 최대한 줄이고 일반 타이어보다는 비싸기는 하지만 연료 절감 타이어를 사는 운전자들도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연료 소모가 적은 경차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자동차 대리점과 중고차 매매단지에는 경차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직장인 백모(45.광주 북구)씨는 "기름 값이 너무 부담스러워 5년 동안 탄 소형차를 팔고 중고 경차를 샀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 중고차유통센터인 김해모터스밸리의 김영대 관리 담당은 "기름을 많이 먹는 중대형 차량 수요는 거의 실종됐지만, 상대적으로 연비가 좋고 혜택이 많은 소형 및 경차를 중심으로 한 실속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