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서울극장!…한국영화 ‘종로시대’ 역사 속으로_베토 카레로 이타우 할인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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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려면 가장 먼저 서울 종로를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죠.

종로에서도 가장 규모가 컸던 서울극장이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42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단순한 극장을 넘어 한국 영화 부흥을 상징하는 곳이었지만, 끝내 시대의 흐름에 밀려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정연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극장에 붙은 영화 포스터가 전부 그림이던 시절, 입장권을 사려면 매표소 앞에 줄을 서는 것 외에 달리 뾰족한 수가 없었습니다.

1980, 90년대 서울극장과 피카디리, 단성사가 몰려 있는 종로3가는 주말마다 이렇게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국내 대표 극장가였습니다.

90년대 후반 복합상영관 멀티플렉스가 등장하면서 2001년 유서 깊은 단성사 건물이 철거된 데 이어, 피카디리가 CGV에 운영권을 넘기더니, 서울극장마저 결국 상영관의 불을 영원히 끄기로 했습니다.

1979년 합동영화사가 재개봉관을 인수해 문을 연 뒤 42년만입니다.

[심재명/명필름 대표 : "영화를 제작하고 투자하고 수입하고 배급하는 전통적인 영화 비즈니스를 계속 해왔거든요. 대기업이 영화산업에 뛰어들기 전에는 이런 서울극장 같은 영화사와 영화관이 그런 역할들을 했습니다."]

영화 개봉일이면 제작사와 배급사 관계자들이 모여들었던 극장 주변 카페들은 진작에 사라졌고, 지하철역까지 늘어선 노점상들도 이젠 찾을 수 없게 됐습니다.

[최준호/관객 : "서울의 상징 같은 극장이 갑자기 없어진다니까 너무 아쉽고. 여기는 꼭 살렸으면 좋겠는데 너무 아쉬움이 커서."]

직접적인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이지만, 주택가로 파고든 멀티플렉스들은 이미 관객들을 종로에서 멀리 떼어 놓은지 오래입니다.

[안영인/관객 : "집 앞에도 충분히 멀티플렉스 극장이 있고 여기랑 영화가 구분되는 것도 아니니까 집 앞에서 보는 게 편하고."]

2013년 '미래 문화유산'에 선정되기도 했던 곳, 그 화려했던 '시네마천국'은 이제 과거의 흔적과 추억으로만 남게 됐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박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