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인기 뮤지컬 주인공 김준현 씨 _최신 프로세서 슬롯_krvip
일본 최고 인기의 연극ㆍ뮤지컬 극단인 '극단 시키'(劇團 四季)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예루살렘 버전'에 한국인 배우가 타이틀 롤을 맡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2005년 시키에 입단해 5년째 활동 중인 한국인 김준현(32)씨. 김씨는 일본 전국에서 순회공연 중인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예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1953년 설립된 극단 시키는 일본 내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극단으로 세계적으로 높은 공연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이 극단에 소속된 배우의 수만 해도 650명에 달하며 한국인 60여명을 비롯해 일본 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모인 배우들이 전속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이 극단에서 한국인 배우가 주요 배역을 맡은 적은 종종 있었지만 타이틀 롤을 연기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작년 10월부터 공연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일본 버전'에서도 예수역을 맡았던 김씨는 지난 9일 오사카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공연되고 있는 '예루살렘 버전'에서 다시 주인공역을 거머쥐었다.
공연은 평일 낮시간을 포함해서 80% 이상의 높은 객석 점유율을 올리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매 공연 때마다 기립박수가 나오는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으며 김씨는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점점 지명도를 높여가고 있다.
시키의 관계자는 김씨에 대해 "극단 시키의 간판 배우 중 한 명이다. 발성과 연기, 노래 등 뮤지컬 연기의 3박자를 고루 갖춘 배우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굵직한 음성에서 뿜어져 나오는 노래 실력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예대 출신으로 고향 부산과 서울의 시립극단에서 활동한 바 있는 김씨는 2005년 대학 은사(연극 연출가 김효경)의 권유로 시키에 입단했다.
"조금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것을 보면서 활동하고 싶다"는 게 당시의 포부. 20대 후반의 나이가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시키의 체계적인 공연 시스템을 접하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무대에 서며 실력을 인정받았었지만 낮선 국가에서의 적응이 쉽지는 않았다.
일본어 연기를 위해 반년 가까이 어학 공부에 매달린 그는 이와 함께 재즈 댄스와 발성, 연기, 노래 등을 연습하며 동료 배우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했다. 지나친 연습이 오히려 해가 돼 '성대 결절'로 한동안 무대에 못서는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다.
공연장인 '오사카 시키 극장'에서 만난 김씨는 "스타 중심의 캐스팅이 아니라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출연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실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혈연이나 인맥, 지연 등이 아닌 실력 중심의 시스템 덕분에 외국인이라고 해서 활동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시키는 연출가가 추천한 배우와 그밖의 배우들이 함께 오디션을 보는 방식으로 캐스팅을 결정하고 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경우 연출가가 추천한 배우만 해도 김씨를 포함해 3명이나 됐다. 김씨는 거의 매주 치러지는 오디션을 통과해 결국 주인공 역할을 얻어낼 수 있었다.
"고국의 무대에도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고 말하는 그는 "세계 뮤지컬의 중심을 뉴욕이나 런던이 아닌 아시아에 가져오고 싶다"고 앞으로의 꿈에 대해 말했다.
"한국 배우들은 세계적으로 노래를 잘하는 것으로 유명하거든요. 일본은 코러스가 좋고, 중국 같은 경우는 움직임이 최고라는 평가가 많아요. 아시아 국가들의 여러 장점을 모아서 최고의 연극ㆍ뮤지컬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