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나라 말라위 ‘조용한 녹색혁명’ _지난 경기 베티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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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적으로 곡물가격이 상승하면서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제사회의 도움에 의존했던 아프리카 남동부의 말라위가 새로운 정책을 도입한 지 2년 만에 식량원조국가로 변신해서 이웃 나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모델이 되고 있는 말라위의 식량증산 정책 성공의 비결을 윤양균 순회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프리카 남동부의 말라위. 1964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경제성장 속도는 더딘 편이지만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민주주의는 빠르게 정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1인당 GDP는 200달러에도 못 미쳐 아프리카에서도 가난한 나라로 구분됩니다. 말라위 수도 릴롱궤에 있는 한 곡물 저장창고... 높이 40미터에 천5백톤의 곡물을 저장할 수 있는 사일로 50여개가 설치돼 있습니다. 사일로에 있던 옥수수를 50킬로그램 단위로 포장해 화물차에 싣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WFP, 즉 세계 식량 프로그램의 요청으로 식량난을 겪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보낼 옥수수입니다. <녹취> "이 옥수수를 널리 보급하고 싶습니다. 보세요. 아주 좋죠." 사일로 내부에는 지난해 수확한 옥수수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수요를 모두 채우고도 남은 분량을 보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사우킬라(국가식량국 식량국장): "이곳에서는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들을 구호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식량계획(WFP)에 옥수수를 지급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도 빈곤국가로 분류되는 말라위가 다른 아프리카에 식량을 원조한다는 것은 분명 특별해 보입니다. 세계 곡물가 상승의 여파로 곡물을 수입해야하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빈곤 국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같은 빈곤국가이면서도 식량만큼은 수출을 하고 있는 말라위의농업정책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2년전만해도 말라위는 기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만성 식량적자국이었습니다. 전체 천2백만명 인구 가운데 40%를 넘는 5백만명이 굶어 죽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유엔이 보내준 긴급구호 식량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말라위의 기근 문제는 20년 넘게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농촌지역의 영세농민들이 모여 만든 한 협동농장입니다. 힘든 밭일을 마친 여인들이 흥을 북돋우기 위해 부르는 노랫가락이 평원지대에 울려 퍼집니다. 지긋지긋한 흉작에서 벗어나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양의 획기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정부 보조금으로 산 비료를 뿌리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인터뷰> 체그웨(협동농장 농민): "2년전과 지난해 수확을 비교하면 차이가 많이 납니다. 정부 보조금이 없었다면 생산량 증가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말라위는 2년전부터 비료값의 90%를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농민들에게는 비료를 싸게 살 수 있는 쿠폰이 1년에 2장씩 지급됩니다. 말라위 전체 농가의 약 절반정도인 영세농민들이 지원대상입니다. 지원되는 비료의 양은 약 4천제곱미터 면적의 농사에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인터뷰> 수마니(농민): "우리는 가난해서 비료를 살 수 없었는데 큰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비료지원을 늘려달라는 것이죠." 외국 언론이 취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말라위의 대통령이 비료보조금 정책에 대해 직접 설명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왔습니다. 취재진과 만난 무타리카 말라위 대통령은 보조금 정책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무타리카(말라위 대통령): "더 이상 외부에 식량을 구걸할 수 없으며, 자급자족을 할 정도로 식량 생산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국민적 합의였습니다. 그것이 공식적인 이유입니다. 말라위인들은 배고픈 나라에서 배고픔이 없는 나라로 전진해야한다는 데 동의한 것입니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말라위의 국정이 안정된 것도 식량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라고역설했습니다. <인터뷰> "농업에 기초한 식량안보가 튼튼하기 때문에 국가가 안정됐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식량 안보 정책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보조금 정책의 필요성에 대통령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말라위에 식량원조를 했던 세계은행과 서방국가들은 자유시장 원칙을 고수하면서 말라위 정부가 보조금 정책을 못 쓰도록 했습니다. 이같은 압력을 버텨내며 시작한 보조금 정책이 짧은 시간 내에 큰 성공을 거둔 것입니다. 보조금 정책을 비판했던 서방 국가의 경제전문가들도 이제는 말을 바꾸고 있습니다. 식량난을 겪고 있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제는 말라위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식량난을 겪고 있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이 말라위를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다우디(말라위 농림부 차관): "2주전에 케냐 정부가 배우러 왔습니다. 탄자니아도 말라위의 시스템을 배우러 왔습니다. 우리는 이제 음식으로 행복한 상태입니다." 비료보조금 정책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기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8명의 자녀를 키우는 이 농민은 4천 제곱미터의 농지에서 평균 수준의 수확을 거두고 있습니다. 비료보조금 정책이후 예전보다는 분명 나아졌지만 절대 빈곤에서는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은토텔라(농민): "생산량이 많아졌지만 대가족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한 수준은 아니죠. 부족한 양을 채우기 위해 식량을 추가로 구입해야 합니다." 또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비료정책보다 농업용수 확보와 같은 중장기 관개사업이 더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카할라(말라위 TV기자): "남부지방은 여전히 굶주려 있습니다. 그들은 비에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관개사업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기아국가에서 식량원조국으로 변신한 말라위의 성공에는 비료보조금 정책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시장경제에 어긋난다며 보조금 정책을 비판했던 서방 언론들도 이제는 말라위의 녹색혁명이라며 성공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10억 명에 달하는 아프리카 인구 가운데 상당 수는 아직도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빈곤 국가들의 식량 문제 해결방법을 애타게 찾고 있는 국제사회가 말라위의 작은 성공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앵커 멘트> 폐막을 하루 앞둔 2008 베이징 올림픽, 중국에 못지않게 우리에게도 큰 기회였습니다. 땀과 눈물로 얼룩진 우리 선수들은 물론 혼연일체가 돼 응원을 보내준 우리 국민들의 모습에서 미래를 향한 우리의 저력과 희망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