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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0여 년을 그리워하다 만난 이산가족들처럼 애타게 가족을 찾는 이들이 또 있습니다.

사할린 강제 징용자 유가족 대부분은 끌려간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남편의 유해라도 찾고 싶다는 아흔 살 할머니들의 절절한 호소를 김지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열다섯 어린 신부의 머리는 하얗게 세고, 꼿꼿했던 허리는 굽었습니다.

70년이 훌쩍 지난 세월, 사진 속 남편은 여전히 20대 청년의 모습입니다.

<녹취> "아직까지 왜 가서 안 와요..."

곧 돌아오겠다며 사할린으로 끌려간 남편은 해방된 뒤엔 아예 소식이 끊겼습니다.

<인터뷰> 하선순(강제 징용자 아내) : "기다렸지요. 많이 기다렸어요. 늙어가면서 보고 싶어요. 그런데 소식도 모르니 어떻게 해요."

일제 강점기,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 동원된 조선인은 3만여 명.

해방 뒤 전쟁과 분단, 냉전 시대를 겪으면서 사실상 잊힌 존재가 됐습니다.

<인터뷰> 신윤순('사할린강제동원 유족회' 회장) : "1950년부터 90년까지 편지 왕래가 없었기 때문에 어디서 돌아가셨는지 몰라요."

긴 세월 남편을 기다리다 백발이 된 이들은 이제, 남편의 유해라도 찾는 게 소원입니다.

<인터뷰> 백봉예(강제 징용자 아내) : "유골이라도 온다면, 보지 못했던 신체라도 왔으니 '아, 내 품에 안겼구나' 한이라도 풀고 가지, 한을 풀고 가지."

국무총리 소속 '강제동원 피해조사 위원회'가 파악한 사할린 한인의 묘는 2만여 기.

신원을 확인하고 유해를 봉환하려면 갈 길이 먼데, 위원회 활동시한은 석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