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버지니아 총기 난사 사건…세계가 경악 _프랑스와 영국이 승리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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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일어난 끔찍한 총기 난사사건으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던 한 주였습니다. 특히 설마 했던 용의자의 신분이 재미 동포 청년으로 밝혀지고 세상을 향한 증오로 가득 찬 그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우리의 마음도 착잡했는데요. 이번 사건이 남긴 의미와 파장을 워싱턴 이현주 특파원을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이 특파원, 사건 발생 닷새째인데요, 지금 미국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변 1> 이번 참사에 대한 충격기를 지나 이제는 이번 사건을 초래한 미국의 사회적 문제점 등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는 단계로 가고 있습니다. 버지니아 공대는 총격 사건 이후 이번 일요일까지 휴교에 들어갔는데요. 일부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갔지만 많은 학생들은 교정에 남아 숨진 친구들의 영혼을 기리는 추도 분위기에 싸여있습니다. 버지니아 공대 현지에서 민경욱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평소라면 학생들이 하나 가득 모여 봄 햇살을 만끽할 버지니아 공대의 명물 드릴 필드입니다. 권총과 총알이 가득 든 탄창으로 무장한 조승희 씨가 그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가로질렀을 이 운동장이 지금은 하나의 큰 추도장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쿠퍼(희생자 친구 아버지) : "어릴 적부터 딸과 함께 자란 단짝 친구의 명복을 빌기 위해 여기에 왔습니다. 그들의 뜻을 이루며 사는 것이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시로 마련된 추도 조형물에는 먼저 간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추도의 글들이 가득합니다. 지난 17일에는 학생과 교직원, 유가족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드릴 필드를 둘러싼 나무에는 버지니아 공대를 상징하는 오렌지와 짙은 밤색 천이 둘러져 있습니다. 이 가운데 33 그루에는 범인 조승희 씨를 포함해 이번 참사로 숨진 33명의 학생들을 상징하는 검은색 천을 맸습니다. 한국 국적자에 의한 미국 사상 최악의 난사 사건으로 보복성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많은 한국 학생들이 휴교 기간동안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교정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인터뷰> 카일 고케노어(국제학부 2학년) : "저도 한국인 친구들이 많아요. 다들 좋은 친구들이죠. 아시아인이든 미국인이든 유럽인이든 국적이 문제는 아니죠." 대학 당국은 숨진 학생 전원에게 연구 분야의 학위를 추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버지니아 공대 동창회는 오늘 하루를 희생자 추도의 날로 정하고 미국민들에게 이 대학 상징 색깔인 오렌지와 짙은 밤색 옷으로 추모 정신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질문 2> 이 특파원, 그런데 잦아들던 이번 사건의 충격이 nbc 방송의 동영상 공개로 다시 커진 것 같죠? <답변 2> 네, 미 NBC가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조성희씨가 보내온 섬뜩하고 비정상적인 동영상들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미국은 또 다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아시다 시피, 공익성을 강조하는 우리나라의 공영 방송체제와는 달리 미국은 대표적인 상업방송 체제 아닙니까? 이번 동영상 공개도 바로 이같은 상업적 선정주의에 바탕한 무책임한 것이었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특히 NBC가 무덤 속 용의자가 보낸 비정상적인 멀티미디어 성명을 그대로 안방에 전달해 희생자의 가족들은 또 다시 고통을 받게 됐다는 비난이 큽니다. 때문에 NBC출연을 약속했던 희생자 가족들이 이를 거부하고 경찰도 유감을 표시하는 등 NBC는 후폭풍을 맞고 있습니다. <질문 3>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는 총기 규제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3> 네, 대다수 미국인들이 제기하고 있는 의견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미국 사회는 총기 규제 문제가 정치권의 뜨거운 현안이 돼 왔습니다. 특히 총기규제를 당론으로 하는 민주당이 의회를 주도하게 된 시점에 이번 사건까지 벌어져 더욱 폭발력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총기 관련 미국 최대 로비단체인 전미 총기협회가 사건 발생 직후 즉각 성명을 내고, 조의와 함께 논평을 삼가겠다고 꼬리를 내린 것도 바로 이 같은 배경 때문입니다. <질문 4>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총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었는데 총기 소지가 여전히 자유로운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답변 4> 서부 활극에서 보듯 총기는 미국의 문화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이 많죠. 틀린 말 아닙니다. 그런데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헌법이 권리를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독립전쟁이 끝난 후 군대가 해산한데서 비롯된 건데요, 신생 국가로서 유지비가 엄청난 상비군 대신 평소 총기를 갖고 있던 시민들을 유사시에 민병대 형태로 다시 소집하겠다는 정신이 들어 있는 겁니다. 여기에 이미 커질 대로 커져 버린 총기산업의 강력한 로비 등으로 이 특이한 헌법 조항은 아직도 난공불락으로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5> 이번 사건을 보는 미국의 시각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용의자가 재미동포라는 사실 때문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5> 그러지 않아도 이곳 시간으로 어제 미국 CNN 방송이 그런 우리나라의 움직임을 2분 물이상의 긴 현지 리포트 물로 방송하더군요. 특히 창피한 일이다, 불명예스럽게 생각한다는 시민들의 인터뷰를 여럿 넣어 우리의 속내를 있는 그대로 전달했는데요. 이곳 언론 등 여론은 오히려 우리의 이 같은 시각을 다소 의아해 하며, 호기심어린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다민족 사회이고 각자 개인적 가치관에 따라 책임을 지고 법과 제도로 움직여지는 사회인만큼 이번 사건을 철저히 인간 조승희 개인적 차원에서 보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건 초기 크게 동요하던 미국 내 한인 사회도 점차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질문 6> 결국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에서도 드러났듯이 조승희씨의 개인적인 사회 부적응이 원인으로 분석되겠군요? <답변 6> 네, 8살에 이민을 왔고 부모님이 세탁소에서 일을 하는 어려운 환경, 그리고, 자기와 전혀 달리 똑 부러지고, 공부 잘해 칭찬만 받는 누이, 고등학교 때부터 소외됐던 학교생활, 이 모든 것이 부적응의 원인으로 분석될 수 있을 겁니다.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 내용에서도 그런 부적응의 결과인 정신적 문제들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무엇보다, 조씨의 타고난 정신적 문제가 조기에 발견돼, 실제로 치유되는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취재 현장에서 가장 강하게 스쳐가는 느낌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