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해변을 즐기세요, 어떤 몸매이든” 스페인 정부 캠페인 화제_인터넷 픽스에서 돈 버는 방법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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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평등부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외모 때문에 해변에 가기를 꺼리는 여성들을 격려하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스페인 평등부는 27일 소셜미디어에 캠페인을 대표하는 포스터 한 장을 올렸습니다. 포스터는 다양한 체형과 나이, 피부색의 여성 5명이 수영복을 입은 채 여름 해변을 즐기는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정상체중'을 넘거나, 허벅지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변한 셀룰라이트가 있거나, 제모를 안 한 여성이 모래사장 위에서 활짝 웃는 모습과 함께 유방절제술을 한 여성이 상의를 노출한 정면 모습도 담았습니다.

포스터 상단에는 "여름은 또한 우리의 것이다"라는 문구를 실었습니다. 스페인 평등부는 소셜미디어에 이 포스터를 게시하며 "우리 몸에 대한 고정관념과 미학적 폭력(aesthetic violence)이 없는, 모두를 위한 여름을 위해 축배를 듭시다"라고 적었습니다. 또 비키니 이모지와 함께 '어떻게든, 어디서든, 누구와 함께이든 당신이 원하는 대로 즐겨요."라고 덧붙였습니다.

■ "가장 아름답지 않더라도, 모든 몸은 괜찮다"

캠페인을 주도한 스페인 정부의 여성연구소는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캠페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상'을 벗어난 몸에 대한 의문과 혐오, 비만공포증(fatphobia)이 특히 여름철 여성의 신체에 대해 표명되는 경우가 두드러져, 이에 대한 대책으로 캠페인을 내놨다는 겁니다.

안토니아 모리야스 여성연구소장은 "여성들이 젊고 날씬하지 않거나 임신선이나 수술 자국, 셀룰라이트가 있어서 부적절한 몸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자존감이 무너질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삶의 질을 높이고 권리를 누리는 활동에 제약이 생긴다는 겁니다. 또, "뚱뚱한 여성은 거리나 해변에서 괴롭힘을 당하거나 낙인찍히고, 일자리를 얻거나 다른 활동을 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습니다.

외신을 통해 이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자, 일부 남성의 반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해변에 가는 일까지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냐는 겁니다. 안젤라 로드리게스 팜 스페인 평등부 차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뚱뚱한 여성들은 지금도 평등부의 허가 없이 해변에 갈 수 있다고 남성들은 얘기합니다. 물론 그렇습니다만, 몸이 정상이 아니라고 가르치려 하는 혐오를 맞닥뜨리기도 합니다. 우리가 주장하려는 것은 당신의 몸이 가장 아름답지 않을지는 몰라도, 모든 몸은 괜찮다는 겁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페미니스트 ' 표방 스페인 정부, 여성살해 범죄화· 생리휴가 도입 등 주목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운데)가 지난해 7월 개각 이후 국무회의를 마치고 장관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여성의 권리 보장에 적극적인 스페인 정부의 노력이 세계의 이목을 끈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스페인 정부는 올해부터 성차별주의자에 의한 여성 살해(femicide)를 범죄로 분류하고 집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국 내에서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르자, 여성이 주요 피해자가 되는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통계 수집 방식을 바꾼 것입니다. 여성살해에 대해 국가 차원의 통계를 공식 집계하는 국가는 스페인이 처음입니다.

스페인 정부는 5월에는 여성 노동자에게 매달 최대 3일의 유급 생리휴가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유럽에서 생리휴가를 도입하는 국가는 스페인이 처음이어서, 영국과 그리스 등 다른 유럽 국가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아울러 생리대와 탐폰 등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를 폐지하고, 학교와 보건소 등 공공기관에서 위생용품을 무료 배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이와 함께 지난 20일에는 합의 없는 성관계는 성폭행으로 간주하는 비동의 강간죄를 도입하는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성폭행 피해자가 폭력이나 저항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않아도 명시적인 동의가 없었다면 가해자를 성폭행으로 처벌할 수 있게 됐습니다.

스페인 정부를 이끄는 사회당 정부는 4년 전 집권했는데, 여성의 권리보장을 주요 정치 의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남성이지만, 유럽 정부에서도 장관급 인사 가운데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내각을 구성해왔습니다. 지난해 7월 개각에서도 장관급 자리에 여성 14명, 남성 8명을 임명했습니다. 당시 산체스 총리는 "페미니스트 내각이 되어야 한다"면서 "여성을 평등하게 포용하는 것이 더 나은 스페인을 건설하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