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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신문로. 구세군회관 건물을 끼고 돌아 좁은 주택가 골목길을 걸어 오르면 조용한 미술관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올해로 개관 10년째를 맞은 성곡미술관(관장 박문순). 한국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던 기업 미술관들이 지난 몇 년간 잇따라 문을 닫거나 (돈을 받고 공간을 내주는) 대관사업을 시작하는 등 척박한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현대미술 전시를 마련하고 있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정원 한가운데에 유리상자처럼 내려앉은 찻집은 '덤'으로 맛보는 도심 속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 ‘따뜻한’ 미술 vs ‘차가운’ 미술 성곡미술관에서는 지금 개관 10주년을 맞아 '쿨 & 웜(Cool & Warm)’展이 열리고 있습니다.
황인기 作 ‘디지털 산수화’
6월 초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이성적인 미술, 감성적인 미술을 갈라보고 각각의 특성을 뜯어보자는 자리입니다.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불려나온 19명 작가가 ‘체온’ 실험실이 된 전시장 이곳저곳에서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본관 1층 들머리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은 황인기씨의 ‘디지털 산수화’. 보랏빛 화려함이 가슴을 달구지만 공사판에서 거둬온 못 자국 투성이의 투박한 화면은 그 정염을 식혀줍니다. 플라스틱 레고로 오밀조밀 표현한 한국 산수는 그럴듯하면서 현대적 맛을 풍깁니다. 피어난 꽃 속에 숨은 그림찾기처럼 온갖 사물을 달아놓은 황규태씨의 사진 ‘큰일 났다, 봄이 왔다’, 벽과 바닥에 착 달라붙어 건축물의 일부가 되고 전시작품의 배경이 된 홍승혜씨의 ‘그림자’, 벽에 붙은 거울을 이용해 몇 마리 개를 수십 마리 개떼로 마술을 피운 조덕현씨의 ‘아쉬켈로의 개’ 모두 뜨거운가 싶으면 차고, 차가운가 싶으면 뜨겁습니다.
조덕현 作 ‘아쉬켈로의 개’
작품 안에 붙인 인공지능 센서에 따라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안규철씨의 작품 ‘서성거림’도 그렇습니다. 평범한 종이상자 더미는 멈춰있을 때는 쓰레기로 인식되지만 그 버려진 물건이 갑자기 움직이며 따라올 때 우리 가슴은 뜁니다. 김범.김수자.김영진.김호득.노상균.문범.심재현.오인환.우순옥.윤영석.윤석남.이기봉.이인현.홍명섭씨의 작품 앞에서 이성과 감성의 저울을 가늠해보는 일이 이번 전시의 재밉니다. ■ 봄의 끝자락...도심 미술관 나들이
성곡 미술관은 쌍용그룹이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과 우리나라 미술문화 진흥을 목표로 지난 1995년 설립한 전시공간입니다. 성곡 미술문화재단의 첫 사업으로 쌍용그룹 창업주인 성곡 김성곤 선생의 옛 집터에 문을 연 성곡미술관은 특히 한국 현대 미술의 정체성 확립과 국제 미술 교류를 통해 한국 미술의 자생력을 키운다는 설립 취지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미술 현장을 중심으로 한 주제전과 젊은 작가 지원을 위한 개인전, 그리고 미술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한 기획전 및 해외 미술흐름을 읽을 수 있는 국제전 등 연 15회 이상의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는 것이 미술관 측 설명입니다.
성곡미술관 내 조각공원의 전시작품
전시공간으로 사용되는 본관과 별관 외에 미술관 내 조각공원도 볼 만합니다. 수령이 수십 년씩에 이르는 100여 종의 나무가 숲을 이룬 목조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천 128평 규모의 조각공원에는 국내외 유명 작가의 조각품이 상설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정원 한가운데 자리한 찻집 역시 성곡미술관을 도심 속 휴식 공간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 '책 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 본부'가 제작한 포스터에서 조수미 씨가 차를 마시며 책을 읽었던 촬영 장소로 더욱 유명해진 곳이기도 합니다.
▶ 전시기간 : ~ 2005년 6월 5일까지 ▶ 전시장소 : 신문로 성곡미술관 [촬영/편집 : VJ 김종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