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고시 외교부 여성국장 1호 강경화 씨 _어느 슬롯인지 아는 방법_krvip

非고시 외교부 여성국장 1호 강경화 씨 _브라질과 한국 경기에서 누가 이겼나요_krvip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부족한 제가 중책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도 영광이지만 공직사회 전체의 여성 고위직 진출의 좋은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더욱 기쁩니다.” 7월 1일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정책관에 임명돼 외무고시 출신이 아닌 여성으로 처음 외교부 국장이 된 강경화(50) 정책관은 19일 연합뉴스와 회견에서 ‘여성 국장’이 아닌 일반적인 ‘국장’으로 봐달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강 신임 정책관은 2003년 45개 회원국 대표들이 만장일치로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의장으로 선출해 2년간 여성지위 향상을 위해 진력해 온 '맹렬 여성'답게 "이젠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이 뉴스가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규형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비외무고시 출신 여성국장 1호'에 대해 "다자외교 분야의 업무에 정통해 임명됐다"면서 여성이나 고시 출신이 아닌 점 등 소수를 배려한 정책적인 인사가 아니었음을 강조한 뒤 "남성과 고시출신 중심의 기존 인사 풍토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지향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외교부내 여성 국장 1호는 여성으로 처음 외무고시에 합격해 문화외교국장을 지낸 김경임 주(駐)튀니지 대삽니다. 이화여고와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한 강 정책관은 1977년 KBS 영어방송 PD 겸 아나운서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으며 1984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언론학 박사 학위를 딴 뒤 세종대 영문학 조교수, 국회의장 국제담당 비서관, 김대중 대통령 영어 통역사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1998년 외교부 국제전문가로 특채된 그는 뛰어난 영어실력과 세련된 매너로 외교부 안팎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외교부 입부 후 장관 특별보좌관, 국제기구심의관을 거쳐 2001년 주유엔 대표부 공사참사관(2001년)으로 임명돼 인권ㆍ사회분야를 담당해왔으며 2003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의장(제48∼49차)을 맡아 여성의 지위 향상 문제 등에 힘써왔습니다. 강 정책관은 연세대 전산과학과 이일병 교수(52)와 사이에 2녀 1남을 두었습니다. 다음은 강 신임 정책관과의 일문일답입니다. -- 1998년 국제전문가 공모로 특채된 지 8년만에 국제기구와 유엔 등 다자외교의 사령탑에 올랐는데 소감과 포부를 밝혀달라. ▲중요 현안들이 즐비하고 책임도 막중한 자리를 맡게돼 어깨도 무겁고 부담도 없지 않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나를 신임해 중책을 맡겨주신 선후배 동료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이 유엔에서 국력에 걸맞은 역할을 하면서 우리 역량만큼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 등 현안이 많은데, 중점적으로 추진할 분야는? ▲역시 안보리 개혁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각국의 이익이 첨예하게 교차하는 이 문제와 관련, 우리의 국익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다. 또 우리의 정책대응 문제 등이 워낙 중요하다. 또, 앞에서도 말했듯이 국제무대에서 국력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으며 역할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3자녀의 어머니이자 아내 역할을 충실히 한 '슈퍼 우먼', '맹렬 여성' 등 세간의 평가를 듣고 있는데. ▲'슈퍼 우먼'이니 '맹렬 여성'이니 하는 것은 지나친 평가다. 개인적으로 운이 좋았다. 공부하다가 만나 결혼한 남편이 밖에서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명절 때 가끔 못 찾아뵈어도 오히려 격려를 해주신 속초에 계신 시부모님 덕분이다. --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의장을 두 차례 맡았는데. ▲여성지위위원회는 여성의 권리 증진을 위해 1946년 설립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위원회로 올 3월에는 1995년 중국 베이징(北京) '세계여성대회'에서 채택한 양성(兩性) 평등 실현 원칙을 재확인하는 성명을 채택하기도 했다. 성명 내용처럼 여성지위위원회 의장으로서 양성평등 진전 원칙을 지켜나가며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완전한 양성평등을 실현하려고 노력할 수 있었던 것에 보람을 느낀다. -- 유엔 사무국의 고위직 가운데 여성 진출 현황은? ▲지난해 말 현재 전문직이 37.1%인데 이중 여성은 국장급(D1급)이 28.8%, 사무차장급이 17.5%인 반면 일반 행정과 사무직에는 여성이 61.1%를 차지한다. 하지만 고위급 전문직 여성 비율을 50 대 50으로 올린다는 목표는 매우 더디게 진전되고 있다. -- 올해도 외무고시나 국제기구 초급전문가(JPO) 선발시험에서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는데. 이런 추세를 어떻게 평가하나? ▲자연발생적으로 여성들이 초급 간부직에서 약진해가는 것은 같은 여성으로서 기분이 좋다. 다만, 이런 추세가 고위직 여성 진출 과정에서도 나타나는 등 초급간부와 고위간부쪽에서 '쌍끌이'식으로 병행돼 여성들의 역할이 좀 더 강화된다면 우리 사회의 양적, 질적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