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비 올려라”…가짜 출장 신청이 관행?_넷플릭스 시리즈 보면서 돈 벌어_krvip

“출장비 올려라”…가짜 출장 신청이 관행?_바카라 영어_krvip

경남 거창군청

동료 직원에게 허위로 출장비 신청 의뢰해 되돌려받아

거창군 공무원 40살 A씨는 지난 2015년 8월부터 3년여 동안 직원들의 출장비 예산 관리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거창군의 출장비 예산은 5천만 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출장비 예산을 관리하던 A씨는 가지 않은 출장비를 허위로 타냈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충격적입니다.

A씨는 동료 직원 12명에게 가지 않은 출장을 다녀온 것처럼 출장비를 신청하라고 의뢰했습니다. 동료 직원들이 허위로 출장비를 신청해 출장비가 계좌로 입금되면 그 돈을 대부분 A씨에게 되돌려줬습니다. 계좌로 입금하거나 현금으로 건넸습니다. A씨는 출장을 가지도 않고 동료 직원 이름으로 입금된 출장비를 자신이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3년여 동안 수백 차례에 걸쳐 허위로 타낸 출장비가 3천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A씨가 3년 동안 자신의 부서를 거쳐 간 직원 4명과 함께 출장비를 나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5명에게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지금은 퇴직한 A씨의 상관도 이를 알고 묵인한 것으로 보고 입건했습니다. 거창경찰서는 모두 18명의 공무원에게 허위로 출장비를 타내거나 공모, 묵인한 혐의를 적용해 기소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동료 직원은 도대체 왜? “오래된 관행

출장비를 허위로 신청한 동료 공무원 12명은 대부분 출장비를 자신들이 갖지도 못 하고 A씨에게 전달했습니다. 편법 혹은 위법일 가능성이 농후한데, 자신들이 적발될 우려가 높은데 도대체 이들은 왜 그랬을까?

취재하며 만난 경찰과 공무원들은 '관행'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관례적으로 이뤄지던 일이어서 죄의식 없이 한 것 아니겠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공무원들이 모인 한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엔 ‘출장비 허위 신청은 많이들 하는 것 아니냐’라는 글도 눈에 띄었습니다. 많이들, 오래 해오던 일이란 말입니다.

공무원 출장 관리 프로그램 ‘해올행정시스템’
공무원 출장비 개선 ‘공론화’ 필요

허위로 출장비를 받아내는 공무원들의 이야기는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지난달 KBS 보도에선 걸어서 1분 거리, 바로 옆 건물로 이동하면서도 출장비를 받아온 공무원들의 비리 백태가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근무지를 옮기는 전출자를 배웅하는 것도 출장을 신청해 출장비를 타내기도 했습니다.

일부 공무원들은 출장비를 당연히 받아야 할 월급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 공무원의 도덕성에 대한 문제입니다. 또 신청만 하면 별다른 검증 없이 출장비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출장비 착복의 관행화를 부추겼을 것입니다. 제도의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은 여비 규정을 개선하고 출장비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불시 감사와 처벌 강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거창군 사건 역시 일부 공무원의 일탈일 수도 있고, 전반적으로 행해지는 관행일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건 출장비 비리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공무원 출장비 제도의 개선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