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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극단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약칭 메트·MET)의 공연 도중 한 관객이 골분(骨粉·화장한 뼛가루)을 극장 안에서 뿌리는 바람에 공연이 중단되는 소동이 일었다.

정체불명의 백색 가루가 탄저균일 가능성일 때문에 경찰 대테러부대가 출동했으나 한 '오페라 애호가'가 세상을 떠난 친구의 유언을 실행하려고 벌인 행위로 밝혀졌다.

AP통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메트가 29일 링컨센터 내 오페라 하우스에서 로시니의 오페라 '윌리엄 텔'을 공연하던 중 2번째 중간 휴식 시간에 오케스트라석에 흰색 가루 물질이 뿌려졌다. 당시 오케스트라석에 사람이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몇몇 단원이 이를 신고했고 유독 물질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연장은 순식간에 '테러 현장'처럼 되고 말았다.

관객들은 극장 측의 안내로 객석을 빠져나갔고 이후 대테러 부대가 극장 내부에 진입해 조사했다. 공연의 남은 4막과 이어 공연 예정이던 또다른 루시니의 오페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취소됐다.

경찰은 가루를 뿌렸던 관객이 앉았던 좌석의 예약정보를 추적해 뉴욕의 한 호텔에서 로저 카이저라는 남성을 찾아냈다.

텍사스 주에서 온 카이저는 경찰에서 몇 년 전 사망한 친구의 골분을 전국의 공연장을 돌아다니며 '조용히' 뿌리려는 계획에 따라 한 일이라고 진술했다.

오페라 애호가를 자처한 그는 이 친구가 자신의 '오페라 멘토(조언자)'였다고 말했다. 카이저는 '콜로라도 오페라 하우스'를 방문한 후인 지난달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내가 방문하는 공연장마다 그의 일부를 남기는 것은 우리 약속의 일부였다"면서 "메트가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뉴욕 경찰청의 존 밀러 부청장은 "이 같은 행동이 시 법규를 위반한 것일 수는 있겠지만, 그에게 범죄 의도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면서 "나쁜 사람은 아니다. 친구를 잃었고 그 친구의 유언을 집행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카이저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메트는 북미 최대의 오페라 극단으로, 미국 안팎에서 많은 이들이 메트의 공연을 보기 위해 뉴욕을 찾는다. 이 극단이 '윌리엄 텔'이 공연한 이번 시즌이 80년 만에 처음이다.

현장에 있던 관객들은 하이라이트인 이 오페라의 4막 공연을 관람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지만, 공연장에서 큰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