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원숭이 모자, 가족 품으로 _스위스의 합법적인 도박장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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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장난감이 안전한지 그리고 어린이들이 잘 놀고 있는지 돌보는 게 어른들의 몫인 것 같습니다. 가족이라는 게 이렇게 서로에게 소중하고 돌봐주는 존재인데요. 꼭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창원에서는 얼마 전에 부부싸움을 한 엄마 원숭이가 5개월 된 어린 원숭이를 데리고 가출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가족이 가출한 뒤에 아빠 원숭이가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서 사람 못지않은 가족애를 보여줬는데요. ⊙앵커: 119구조대의 생포로 막을 내린 원숭이 모자의 가출사건을 뉴스7 카메라가 생생하게 담아봤습니다. 이해연 기자입니다. ⊙기자: 아침부터 119구조대에 이끌려 원숭이 꿈돌이가 집나간 아내와 아들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날씨는 추운데 밖에서 자다 얼어죽지는 않았는지 아빠 꿈돌이는 그저 답답하기만 합니다. 찾다 지쳐 우리로 돌아온 꿈돌이에게 유치원생들이 먹이를 주면서 달래보지만 만사가 귀찮습니다. ⊙백지원(유치원생): 밥도 안 먹구요. 가족들이 없어서 화내고 그래요. ⊙기자: 아내 원숭이 꿈순이가 5개월된 아들을 데리고 유치원 안에 있는 보금자리를 떠난 건 지난 12일입니다. 미닫이문을 스스로 열고 집을 나간 것입니다. ⊙기자: 엄마 원숭이가 왜 집을 나간 것 같아요? ⊙김보성(유치원생): 싸워서요. ⊙기자: 누구랑요? ⊙김보성(유치원생): 엄마, 아빠랑요. ⊙기자: 그런데 왜 집에 못 오는 것 같아요? ⊙김보성(유치원생): 길을 잃어버려서요. ⊙인터뷰: 보시면 연락 좀 해 주세요, 원숭이. 이거 가지고 가서 연락 좀 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기자: 아이들의 상심이 커지자 유치원 선생님과 직원들도 원숭이 모자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김홍태(유치원 직원): 남편이 있으니까 아마 들어올 거라고 지금 믿습니다. 하루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지금. ⊙기자: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끼를 품에 안은 꿈순이가 주택가를 하염없이 배회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기도 하지만 그 누구도 직접 원숭이를 잡으러 나설 엄두는 내지 않았습니다. ⊙기자: 잡을 생각을 안 하셨어요? ⊙조금순(동네주민): 왜 잡을 생각을 안 해, 뛰어가는데 금방 가면 없어지고, 올라가고, 전기줄도 막 타고 이렇게 하는데 그걸 어떻게 잡아... ⊙기자: 마침내 119구조대가 나섰습니다. 하지만 꿈순이가 어찌나 날쌘지 번번히 허탕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꿈순이 모자가 가장 좋아한다는 바나나로 유인하려 했지만 역시 허사였습니다. 출동복까지 주황색에서 어두운 색으로 갈아입어야 했습니다. ⊙이길하(창원소방서 구조대장): 원숭이라는 동물이 색맹이 아니다 보니까 칼라, 붉은색을 싫어한다는 것을 전문가가 조언을 했기 때문에 놀랄까봐... ⊙기자: 가출 6일째. 주택가에 또다시 모자가 출몰했다는 목격자가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신창원 원숭이로 불릴 만큼 날렵한 꿈순이 모자를 찾기 위해 구조대 또한 뛰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이 집 담을 넘어갔어요. ⊙기자: 보일러실 한 켠에 원숭이 모자가 숨어 있다는 제보입니다. 2인 1조 두 개의 조가 포위에 나섰습니다. 마침내 몸을 날린 구조대원의 그물망에 원숭이가 걸려들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꿈순이는 신경이 날카로워졌습니다.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드디어 막을 내리는가 싶지만 그런데 웬일인지 새끼가 보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어미 품에 안겨 있다가, 어미는 잡았는데 새끼는 좁은 구멍으로 도망갔어요. ⊙기자: 다시 작전이 시작됩니다. 새끼가 피해 있는 곳은 화장실. 문을 열면 그 틈으로 달아날까봐 창문으로 대원이 침투하고 나머지는 밖에서 대기합니다. ⊙인터뷰: 새끼가 좀 전에 변기에 빠졌어요. 화장실이거든요. ⊙기자: 마침내 문이 열리고 오들오들 떨고 있는 새끼 원숭이가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동네 사람들은 박수로 반기지만 새끼 원숭이는 왠지 이 상황이 수줍기만 합니다. ⊙전기백(창원소방서 구조대원): 하루 빨리 원숭이 가족을 상봉하게 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기자: 가출 6일 만에 상봉한 꿈돌이 부부는 서먹서먹한 눈치입니다. 서로 떨어져서 지내는가 싶더니 이내 꿈돌이가 애정표현에 나섭니다. 상봉한 가족은 털을 다듬어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온동네를 떠들썩하게 했던 꿈순이 모자 가출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KBS뉴스 이해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