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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새벽 제주시 모 펜션 주차장에서 벌어진 사건 현장. 피의자가 차를 들이받는 모습. CCTV 화면 갈무리
지난 18일 새벽 5시 30분쯤 제주시의 한 펜션 주차장. SUV 한 대가 자신의 차량 앞으로 이중 주차된 승용차를 향해 돌진합니다.

추돌 충격으로 차가 밀려났는데 SUV 운전자 A 씨는 화가 덜 풀린 듯, 한 차례 더 멈춰 서있는 차를 들이받습니다.

지난 18일 새벽 제주시 모 펜션 주차장에서 벌어진 사건 현장. 피의자가 차를 들이받는 모습. CCTV 화면 갈무리
지난 18일 새벽 제주시 모 펜션 주차장에서 벌어진 사건 현장. 피의자가 차를 들이받는 모습. CCTV 화면 갈무리
날이 어두운 새벽에 '우르르 쾅쾅' 울리는 큰 소리를 듣고 놀란 피해 차주 B 씨와 펜션 주인이 함께 주차장으로 내려옵니다.

피해 차주 B 씨가 112에 신고하며 걸어오는 사이, 운전자는 또다시 차를 후진하며 주차된 차를 재차 들이받습니다.

차에서 내린 A 씨는 B 씨를 향해 주먹을 휘두릅니다. 이어 자신의 차 안에서 1m가량 길이의 목공용 알루미늄 자를 꺼내 들더니, 상대방의 머리를 가격합니다. 둔기에 맞은 B 씨는 결국 바닥에 주저앉고 맙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상태였지만 A 씨는 주먹으로 B 씨를 연이어 폭행합니다. 그래도 분을 이기지 못한 듯, 몇 차례 더 위협을 가한 뒤 담배를 피우며 자리를 옮깁니다.

지난 18일 새벽 제주시 모 펜션 주차장에서 벌어진  사건 현장. CCTV 화면 갈무리
경찰은 40대 남성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어제(19일) 특수폭행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출근길 차를 가로막고, 전화번호도 없어 화가 나 폭행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 B 씨는 윗니 등 치아 다수가 흔들리고, 이마가 찢어져 꿰맨 데다 머리와 목 부위에 타박상을 입는 등 전치 3주 이상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폭행을 당한 60대 피해자는 지난주, 서울에서 가족과 '제주 한달살이'를 하러 왔다가, 제주에 짐을 푼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봉변을 당했습니다.

B 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전날(17일/토요일) 저녁에야 숙소에 돌아와, 주차 공간이 없었다. 주인과 이야기하니 '다음 날이 일요일이라 괜찮을 것 같다'고 해서 이중 주차를 한 것이었다"며 "차에 명함도 남겨뒀기에 '전화가 오면 차를 빼 줘야지' 하며 뒤척이다가 잠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폭행 가해자 A 씨가 마구 들이받아 파손된 피해자 B 씨의 승용차. 차량 우측이 찌그러졌고, 차대가 휘는 등 1천만 원이 넘는 수리비가 청구됐다.
B 씨는 "새벽에 '차 빼, 차 빼' 하면서 문을 쾅쾅쾅 두드리길래 지진이 난 줄 알았다. 차 열쇠를 들고 내려갔더니 다짜고짜 온갖 욕을 하면서 위협해, 혹시 몰라 휴대전화를 들고 오려고 다시 방으로 올라간 사이 차를 마구 박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B 씨 부부는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아, 제주시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으로 급히 거처를 옮긴 상태입니다. 여기에 부서진 차량은 사고가 아닌 고의로 파손된 경우라 보험 처리도 어려워, 소유주가 수리비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B 씨는 "폭행을 당하고 정신을 잠깐 잃었더니, 제주대병원에 와 있었다. 제주에 '한달살이'를 왔다가 이런 날벼락을 맞을 줄은 몰랐다"며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이어 그는 "차량도 폐차해야 할 상황이고 몸이 다친 탓에 여행 일정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워,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가야 할지 고심 중이다. 보복을 당할까 두렵기도 하다"며 악몽이 된 첫 제주 여행에 몸을 떨었습니다.

한편 경찰은 CCTV 기록과 피해자, 피의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