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끝난 뒤 빚잔치”…희비 엇갈린 올림픽 개최지_더블 베팅 콤보_krvip

“축제 끝난 뒤 빚잔치”…희비 엇갈린 올림픽 개최지_돈을 짜증나게 만들어_krvip

[앵커]

대회가 끝난 지 1년이 되도록 평창올림픽 시설물의 활용을 놓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동계 올림픽의 후유증, 다른 나라들은 잘 극복했을까요?

파리 양민효 특파원이 프랑스 알베르빌과 이탈리아 토리노의 현주소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와~김기훈~금메달 금메달~"]

동계 올림픽 사상 대한민국 첫 금메달을 안겼던 1992년 알베르빌!

빙상 강국의 역사가 시작된 스케이트장은 사라지고 축구장이 들어섰습니다.

쇼트트랙 경기장은 공연장이 됐고, 6년 전 190억 원을 들여 리노베이션까지 했습니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파비앙 드몽/알베르빌시 스포츠시설 총감독 : "(공연장은) 1년에 약 2억 원을 벌고 스케이트장은 6억 4천만 원 적자입니다. 이를 유지하는 건 정치적 선택인데, 프랑스에선 스포츠는 '모두를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6백억 원대 올림픽 적자, 75%는 프랑스 중앙정부가 떠안았지만 알베르빌에도 충격이 덮쳤습니다.

40% 급증한 주민세를 20년 넘게 내는 등 빚잔치 끝에, 인구 2만 작은 도시는 동계 스포츠 관광지로 거듭났습니다.

그나마 후유증을 줄인 비법은 올림픽 전 세운 활용계획을 잘 실천한 겁니다.

수백억 원대 건립비로 애물단지였던 봅슬레이 경기장도 레저시설로 변신했습니다.

봅슬레이를 변형한 썰매입니다. 4명까지 탈 수 있고 시속 80킬로미터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는데요, 한 번 체험해 보겠습니다.

한 번에 5만 원에서 15만 원, 만만찮은 가격에도 인기입니다.

[랄프 씨 가족/영국 관광객 : "너무 재밌었어요! (온종일 탈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번 더 탈까? (네!)"]

[알랭 바세르/봅슬레이 경기장 기술감독 : " 올림픽 시설을 보존해서 관광객을 유치하고 (봅슬레이 경기장이) 5년,10년 뒤에 훌륭한 선수들이 나올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올림픽 유산의 성공적 계승을 발판삼아 알베르빌은 다시 한번 동계올림픽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산골마을 프라젤리토는 2006년 스키점프대회가 열린 곳입니다.

함성 대신 황량한 점프대만 남았고, 리프트도 멈춰섰습니다.

스키점프대 2개와 훈련용 코스 3개를 만들기 위해 이렇게 산자락 한 가운데를 깎아냈습니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뒤 10년 넘게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습니다.

점프대 공사비 4백억 원.

1,700억 원을 쏟은 봅슬레이장도 방치되긴 마찬가지입니다.

활용안이 없어 매각했지만 유지비 탓에 8년 전 폐쇄된 겁니다.

[프란체스코 카수/봅슬레이 시설 관리자 : "(이탈리아가 2026년 다시 올림픽을 연다면) 이 시설을 다시 썼으면 합니다. 이대로 버려두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토리노 시 곳곳에 흉물로 남은 올림픽 시설들.

선수촌은 난민촌이 돼버렸습니다.

토리노는 개최지 효과에 힘입어 관광객이 60% 늘었습니다.

하지만 4백억 원대 적자와 후유증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입니다.

[로베르토 피나르디/토리노시 스포츠위원장 : "동계올림픽은 활용 계획을 (하계올림픽보다) 더 잘 짜야 합니다. 어떻게 시설을 유지하고 관리하느냐가 어려운 문제입니다."]

2006년 당시 4조 원대 비용으로 성공적 개최란 평가를 받았던 토리노.

올림픽의 진짜 성패는 축제가 끝난 뒤 시작된다는 교훈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양민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