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속 양수기 절도 ‘기승’…농민들 분통_은행간 돈 벌기_krvip

가뭄 속 양수기 절도 ‘기승’…농민들 분통_사진 담배 포커_krvip

[앵커]

충남 서해안 일대에 가뭄 피해가 커지고 있는데 양수장비를 훔쳐가는 일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자칫 농사를 망치게 할 수도 있는 파렴치한 절도 행각에 농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황정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남 서산의 한 대파밭.

밭에 물을 공급하는 스프링클러가 듬성듬성 비어 있습니다.

누군가 물을 뿜어내는 머리 부분만 쏙 빼간 것입니다.

이 밭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80개 가운데 절반 정도인 36개가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습니다.

대파는 시들어가는 데 물을 줄 방법이 없어 농민은 분통이 터집니다.

[절도 피해 농민 : "말할 게 뭐 있어? 진짜 나쁜 놈들이지. 이게 몇 푼 한다고 그걸 빼가."]

이 생강밭에서는 사흘 전 설치해 놓은 양수기가 밤사이 사라졌습니다.

생강 잎이 마르는 등 벌써 피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절도 피해 농민 : "지금 보세요. 이게 푸르러야 하는데, 이쪽은 좀 푸르러요. 저쪽에 가면 거의 다 빨갛게 탔어요, 지금."]

극심한 가뭄 속에 최근 충남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양수장비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서산의 한 마을에서만 최근 1주일새 3건이 발생하는 등 시.군 곳곳에서 수십 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CCTV도 없다 보니 절도범이 누군지 윤곽조차 가늠할 수 없어 민심마저 흉흉해지고 있습니다.

[절도 피해 농민 : "가뭄도 가뭄이지만, 농사짓는 농기계 훔쳐가는 사람들, 정말 너무 가슴이 아프죠. 그런 사람들 때문에."]

재난 상황 속 파렴치한 절도 행각이 가뭄 피해 지역 농민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정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