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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이름이 붙은 허리케인이 남성명을 가진 허리케인보다 훨씬 파괴력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논란을 부르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가 2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섀런 섀빗 일리노이대학 마케팅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국 국립과학학술원회지(PNAS)에 실은 연구보고서에서 일반인들이 남성명이 붙은 허리케인을 더 두려워하지만 실제 많은 생명을 앗아간 허리케인은 여성명이 부여된 것이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1950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94개의 이름과 피해 정도를 분석해 남성명이 붙은 허리케인이 보통 15명의 목숨을 빼앗는다면 같은 위력임에도 여성명이 붙은 허리케인은 3배에 육박하는 42명의 사망자를 냈다고 주장했다.

섀빗 교수는 "남녀 간 힘의 차이에 따른 고정관념 탓인지 사람들이 '벨'(Belle)이나 '신디'(Cindy) 등 여성명이 붙은 허리케인이 덜 위력적이라고 생각한 결과"라며 "여성명이 달린 허리케인이 오면 굳이 대피처를 찾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구진은 일리노이대학 학부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알렉산더, 크리스토퍼, 빅터 등 남성명이 붙은 허리케인보다 알렉산드라, 크리스티나, 빅토리아 등 여성명이 달린 허리케인을 덜 센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결국 허리케인이 불어닥칠 때 많은 사람이 그 위력뿐만 아니라 성별 이름에 따라 대비책을 세운다고 결론 내렸다.

이 결과를 두고 휴 골드윈 플로리다국제대학 교수와 제프 라조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연구원은 통계 오류에서 비롯돼 오해 소지가 많다고 비판했다.

라조 연구원은 "인구 사회학적 특성, 개인 또는 가족의 대처 능력, 문화적 측면, 과거 경험, 정보 취득의 여부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허리케인의 피해가 결정된다"며 허리케인 성별 이름이 피해에 영향을 끼치는 주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기상학자이면서 허리케인 전문가인 라이언 메이유는 "흥미로운 결과이자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 자료"라며 "기상학자들이 여러 학문에 걸쳐 고차원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CAR 소속 과학자인 레베카 모리스도 "사회 과학과 학제간 연구는 사람들이 허리케인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며 "허리케인 예보와 경보 발령은 물론 인명 사고 예방을 위해 이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고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기상기구는 다가올 허리케인보다 수년 앞서 이름을 추린다.

1950년대 초반부터 허리케인에 오직 여성 이름만 달다가 남녀 성차별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 1970년대 후반부터 남녀 이름을 번갈아 붙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