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내린 빈소…믿기 어려운 참변에 슬픔만 가득_셀 포커를 하는 방법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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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발생 나흘째인 20일 빈소를 지키는 유족들의 슬픔은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 만큼이나 차갑고 무거웠다. 성남 중앙병원 장례식장 2층에서 하나뿐인 아들인 희생자 손모(28)씨의 빈소를 지킨 어머니 김모씨는 이날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며 조문객을 맞았다. 김씨는 지난 19일 오후 아들의 빈소를 찾아온 친구 얼굴을 마주하고는 감정에 북받쳐 그 자리에서 실신했다. 곧바로 장례식장 옆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정신을 회복했으나 그동안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탓에 이날 제대로 설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손씨 이모부는 "다 키워 놓은 아들이 하루아침에 사고를 당했는데 그 충격이 얼마나 크겠느냐"며 "겨우 힘을 내 빈소를 지키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사고가 난 야외광장 바로 앞 건물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해 온 이모(42)씨의 유족들도 황망하다며 고인의 죽음에 "믿을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한 유족은 "사고가 난 환풍기는 고인의 사무실 바로 앞에 있었다"며 "사진 한 장 찍는다고 올라갔다가 1분여 만에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10여년 간 부동산 중개사업을 하며 인맥을 만드느라 고생도 많이 했다"며 "2∼3년 전 이곳에 사무실을 차리고 기반을 다져놨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갈 줄 몰랐다"고 슬퍼했다. 이날 서울·경기지역 병원 장례식장 4곳에서는 윤모(35)씨 등 사고 희생자 6명의 발인이 엄수됐다. 손씨 등 나머지 희생자 9명에 대한 장례절차는 21일 치러진다. 환풍구 추락사고로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오모(37) 과장의 빈소에는 고인의 10개월 된 딸이 유족들 품에서 곤히 자고 있어 조문객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한 유족은 "책임감이 강하고 올곧은 분이었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일부 조문객은 "조금만 참지…"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흐느꼈다. 오씨의 발인은 21일 오전 5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