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족발 수없이 먹으며 뼈수집…과학 수사에 도움되길”_돈 버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_krvip

“치킨 족발 수없이 먹으며 뼈수집…과학 수사에 도움되길”_북 페어 리오 그란데 카지노_krvip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신 백골화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사람의 뼈와 동물의 뼈를 망라한 과학수사용 도감(圖鑑)이 국내 최초로 발간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과학수사계는 2011년 서울대 수의과대학과 함께 발족한 골격수사연구회의 연구 성과로, '그림으로 이해하는 인체 뼈와 동물뼈 비교 도감'을 펴내 전국 경찰서에 배포했다고 3일 밝혔다.

책 발간에는 연구회를 비롯해 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톨릭대·순천향대·연세대·이화여대 해부학교실 등이 협조했다.

경기경찰2청 과학수사계 김영삼(45) 검시관은 "사건 현장에서 뼈 조각 등이 발견될 때 인간의 것인지 동물의 것인지 처음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내 최초로 뼈 컬러 사진들을 실어 초동 과학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김 검시관은 임상병리학을 전공(이학박사)하고 석·박사 특채로 2006년 경찰에 입문, 유전자 채취와 지문 감식 등을 맡고 있다.

이번 골격수사연구와 책 발간의 주축을 맡았다.

그에 따르면 해부학교실에서는 보통 조립·완성된 뼈 모형으로 공부를 하기 때문에 사건 현장에서 나뒹구는 분리된 뼈들을 보면 수사관들도 헷갈리기가 쉽다.

2012년 엽기 살인사건을 저지른 우웬춘의 집에서 뼈 조각이 발견돼 수사에 혼선을 주다가 동물 뼈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진 적이 있다.

최근에는 유 전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된 현장에서 뼈 조각이 유실돼 논란이 됐었다.

연구회는 현장에서 유용한 정보를 담기 위해 독일서 수입한, 인간의 분리된 뼈모형과 개· 고라니·너구리 등 각종 동물의 실제 뼈를 수집했다.

시민들이 등산을 하다가 혹은 밭을 매다가 주로 발견하는 우리나라의 흔한 야생동물들 뼈를 택했다.

꼬박 2년이 걸려 뼈 사진을 직접 찍고 이 중에 200여 장을 추리고 부위별로 특징과 차이점 등을 일일이 정리한 책이 완성됐다.

그는 "집에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 족발 주문하고 치킨만 해도 100마리 넘게 먹으며 뼈를 모으는 등 내 모든 것을 투자했다"면서 "이제 족발은 쳐다보기도 싫을 정도로 질렸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책 뒷부분에는 신원확인을 위한 수사용 팁이 담겼다.

시신이 백골이 됐더라도 두개골, 골반, 치아 등으로 성별, 연령 등을 추정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긴 뼈를 이용해 키를 추정하는 공식과 두개골 봉합 정도를 살펴 연령을 추산하는 사례도 실려 있다.

김 검시관은 최근 포천의 한 빌라 내 고무통에서 사망한 지 약 10년이 지나 발견된 시신에서까지 지문을 찾아내 신원을 밝혀내기도 했다.

그는 "인력 부족으로 과학수사 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가족이나 돌아가신 분의 마지막 한을 풀어준다는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