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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앵커가 취재하는 사람과 현장, 이번 주는 오지마을 사람들의 훈훈한 이야기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은 그 두번째 시간으로 섬마을 사람들의 겨울나기를 취재했습니다. ⊙앵커: 완도에서 남쪽으로 뱃길따라 1시간이면 닿는 곳 보길도. 이곳에서 다시 배를 갈아타고 20분 정도 더 들어가면 남해의 작고 아름다운 섬 예작도가 보입니다. 이곳에는 20가구 40여 명의 주민이 오순도순 살고 있습니다. 옛부터 각종 해산물이 풍부하게 나던 예작도. 특히 상어잡이로 이름을 떨쳤던 곳입니다. 하지만 그 명성을 잃은 지도 오래입니다. 바닷가에는 고기잡이를 나가지 못한 배들이 묶여 있습니다. 겨울철 예작도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미역을 말리는 모습입니다. 이곳 주민들은 고기잡이보다 미역과 톳 양식을 주업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안성천(예작도 주민): 톳하고 청각... 젊은 사람들은 많이 투자하면 많이 벌고... ⊙앵커: 변덕스런 겨울 날씨, 어쩌다 날이 좋으면 주민들은 바다로 나갈 채비를 합니다. 이 섬에서 마지막 상어낚시꾼으로 통하는 이항제 씨. 이제 상어는 더 이상 잡히지 않지만 그는 아직도 작은 배에 상어를 가득 싣고 돌아오는 꿈을 꾸곤 합니다. 오랜만에 낚시바늘을 손질하고 미끼를 끼우는 이 씨. 마음은 벌써 바다에 나가있습니다. 이 씨가 출어준비를 하는 사이 부인 전 씨가 먼저 바다에 나갑니다. 사리 때 휩쓸려 들어왔다가 바위에 걸려 나가지 못한 고기들을 잡기 위해서입니다. ⊙앵커: 위험하지 않나요? ⊙전상례(이항제 씨 부인): 설마 죽기야 하겠소? 우린 남자 없이도 산단 말이요. ⊙앵커: 다음 날 새벽, 이 씨 부부는 서둘러 바다로 향합니다. 거친 바다를 3시간이나 달려 어장에 도착했습니다. 주낙을 풀고 다시 기다리기를 몇 시간. 올라오는 것은 우럭과 가오리 몇 마리뿐입니다. 새벽부터 서둘러 나왔지만 고기가 잘 잡히지 않아 내내 마음이 무겁습니다. 출어를 위해 들인 기름값이며 미끼값도 건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낚시를 모두 거둬들인 후 부부는 다시 예작도 옆에 있는 큰 섬 노화도로 향합니다. 잡은 고기를 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서입니다. 고기를 팔아 번 돈은 얼마 안 되지만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사들입니다. ⊙전상례(이항제 씨 부인): 그 돈 가지고 장보고 쌀 사고 다 해버렸네. 힘들게 벌어 가지고 쓰려고 보니 쓸 것도 없어...... ⊙앵커: 다음 날 섬에 폭풍이 몰아칩니다. 이런 날에는 서로 모여 그간의 회포를 풉니다. 언제나 걱정이 떠나지 않는 섬생활, 한잔 술로 털어버립니다. ⊙정웅이(예작도 주민): 고향이 일단 편하고, 어디 가든지 자기 집이 있으면 편하고...... ⊙김명춘(예작도 주민): 오늘 점심을 하루 굶든, 저녁을 하루 굶든, 내 집이고 내 고향이니까 편해. 마음이...... ⊙앵커: 파도소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예작도 사람들.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바다가 있기에 그들의 마음은 언제나 풍요롭습니다. 사람과 현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