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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앞에 두고 가세요"
택배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다. 택배 배달을 통한 물건 구매는 어느새 우리 삶 깊숙이 자리 잡았다. 특히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살다 보면, 출근한 낮 시간대에 "현관 앞에 물건을 두고 가 달라"는 말을 누구나 한 번쯤은 택배 기사에게 남겨봤을 것이다. 공동 주택의 현관이 비밀번호로 잠겨있고 CCTV가 있어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오 모(30) 씨는 이 점을 노렸다.


"장난삼아 시작한 도둑질, 소도둑 되다"
시작은 '장난삼아'였다. 부동산 중개소 직원으로 일했던 오 씨는 서울 은평구 인근의 원룸과 오피스텔의 비밀번호가 적힌 업무 노트를 가지고 있었다. 비밀번호를 모르는 건물도 택배 기사들이 편의를 위해 문 근처에 비밀번호를 적어둔다는 사실을 오 씨는 알고 있었다.

낮 시간 공동 현관을 쉽게 통과한 오 씨는 원룸과 오피스텔의 현관 앞에 놓인 택배들을 '장난삼아' 노렸다. 택배로 오는 물건이 대부분 저가의 물건인 까닭에, 주인들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고 오 씨는 범행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오 씨는 더욱 대담해졌다. 이제는 커터칼로 현장에서 상자를 뜯어 내용물만 가방에 담아 챙겼다. 범행 도중 주민들과 마주쳤을 땐 자신을 방을 보러온 부동산 중개업자라고 속이기도 했다. 오 씨가 이런 방식으로 서울 은평구 일대에서 지난해 7월부터 8달 동안 훔친 물건만 50여 개, 200만 원 어치였다. 훔친 물건은 본인이 사용하거나 친구와 가족에게 선물을 주는 데 사용했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
지난달 21일 응암동의 한 원룸에서 오 씨의 꼬리가 잡혔다. 오 씨는 그날도 현관 앞에 놓인 어항용 히터와 위장 개선제를 훔쳤다. 택배 기사를 의심했던 물건 주인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택배 기사의 말에 경찰에 신고했고, 서울 서부경찰서는 CCTV 확인을 통해 오 씨를 주거침입과 절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오 씨가 물건을 '되팔이'하지 않았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반복되는 비밀번호 피해... 예방이 지름길"
2년 전에도, 초기화된 현관 비밀번호를 사용하거나 공동 현관문 주변에 비밀번호를 적어놓다가 범죄의 표적이 되었던 사건이 있었다. 원룸이나 오피스텔과 같은 공동 주택의 경우,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과 노출 방지가 피해를 막기 위한 지름길이다.

현관 외부에 물건을 받을 수 있는 별도의 택배 보관함을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소액이라 할지라도 피해를 본 부분에 대한 신고를 반드시 한다면 범죄를 초기에 방지할 수 있다. '설마'했던 그 빈 틈을 오 씨와 같은 범죄가 또다시 파고들기 전에.

(화면제공: 서울 서부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