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4세의 하사이 히로미 씨는 원자폭탄이 떨어지던 날 히로시마 시내에서 16km 떨어진 군수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14살 소년이었던 그가 하던 일은 기관총 탄약을 만드는 '강제노동'이었다.
그가 다니던 학교는 원자폭탄이 떨어지는 지점에 위치해 있었다. 원자폭탄 투하로 10만 명 이상이 숨지는 과정에서 하사이 씨도 수백명의 친구를 잃었다. 역설적이지만, 시내에서 떨어져있는 군수 공장은 오히려 피난처였다.
대학의 물리학과 연구원 생활을 하다 은퇴한 하사이씨가 이제 하는 일은 당시의 지옥과 같았던 기억을 후세에 알리는 일이다.
한 대학의 물리학과 연구원 생활을 하다 은퇴한 하사이씨가 이제 하는 일은 당시의 지옥과 같았던 기억을 주변과 후세에 알리는 일이다.
하사이 씨는 '덴쇼샤'(傳承者) 기노시타 리츠코(25) 씨에게 당시의 경험을 전하고있다. 덴쇼샤는 피폭 생존자와 연계돼 생존자들의 경험을 상세히 들은 뒤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는 '체험 전달자'를 말한다.
기노시타씨는 하사이 씨의 피폭 기억을 들은 후,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피폭 생존자들이 해가 갈수록 줄어들어 이들의 활동도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는 상황이다.
현재 일본 내에 남은 피폭 생존자는 지난해에만 6000 명이 사망해 이제는 20만 명도 채 남지 않았다. 생존자들의 평균 나이도 지난달 80세가 넘어 해를 거듭할수록 급격히 줄어들 위기에 놓였다.
가와니시 히데미치 히로시마대학 역사학과 교수는 "NHK방송의 여론조사를 보면 히로시마 시민 30%, 전체 국민의 70%가 원폭 투하 날짜를 잘 모르고 있다"며 우려를 전했다. 그는 “피폭자들의 기억이 지금껏 건조한 역사기록으로만 다뤄져 왔다면, 덴쇼샤 프로젝트는 생존자의 경험과 기억이 사라지지 않도록 이야기의 상속인을 만드는 것”이라며 “피폭자들의 경험과 기억을 수집하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원자폭탄의 상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첫 전후세대 출신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히려 2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에 의해 제한된 일본 자위대의 역할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베 총리가 일본의 평화헌법 수정을 시도한 첫 총리는 아니지만, 그는 역대 총리들보다 훨씬 공격적인 방법과 내용으로 헌법 수정을 꾀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