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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해 멸치잡이 선단들이 석 달의 금어기를 마치고 어제(30일) 첫 조업에 나섰지만, 멸치가 잡히지 않아 1시간 만에 조업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어민들은 지난 겨울에 이어 올해도 어획량 감소에다 기름값까지 올라 '삼중고'를 겪어야 할 상황입니다.

최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금어기가 풀린 첫날, 쌍끌이 그물배 두 척이 길이 1km의 그물을 양쪽으로 펼쳐 멸치잡이에 나섭니다.

1시간쯤 뒤 걷어 올린 그물에는 팔지도 못하는 달고기와 청어만 가득합니다.

멸치는 잡히자마자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이 가공·운반선으로 옮겨져 바로 삶아집니다.

하지만 삶을 멸치조차 없을 정도로 상품성이 있는 멸치가 잡히지 않습니다.

멸치선단은 멸치만 잡을 수 있기 때문에 '허탕'을 치는 날은 인건비와 유류비가 고스란히 적자로 남습니다.

[이양내/멸치선단 선장 : "(멸치) 어군도 없지. 기름값도 비싸지. (조업을 포기하고) 정박을 할 예정입니다. 돌아다녀봐야 기름값도 안 되니까."]

멸치잡이배 10여 척들이 일찌감치 조업을 포기하고 항구에 정박해 있는 이윱니다.

1년여 전, 200리터 짜리 드럼 한 통에 10만 9천 원대였던 어업용 면세유 가격이 3배 가까이 올라 조업을 나가지 않는 게 이득이 됩니다.

5척을 보유한 멸치선단마다 한 달 유류비로 1억 원을 더 내야 할 상황입니다.

지난 겨울에도 고수온으로 멸치 어획량이 20% 줄어든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부진에 위판 가격 하락까지 겪었던 어민들은 올해 기름값까지 올라 '삼중고'를 겪게 됐습니다.

[박성호/멸치권현망수협 조합장 : "유가 상승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계속된다면 저희 선단 전체가 저희 조합원 전체가 또 출어를 포기하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조업할수록 적자만 쌓이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경남과 전남의 멸치 선단은 3년 전 73곳에서 23곳이 폐업해 50곳으로 줄었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