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성 10명 중 1명 ‘저위험 HPV’ 감염력_몰렉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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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성 10명 중 1명꼴로 성생활과 상관성이 큰 ’저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감염력이 있고, 조사 시점의 감염률은 4.9%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HPV는 종류만 100여종이 넘는 인체 감염 바이러스로, 자궁경부암과의 역학적 관련성에 따라 고위험군(16, 18형)과 저위험군(6, 11형)으로 나뉜다. 주로 상피 내 종양과 같은 전암성 병변이나 자궁경부암, 항문·생식기암을 유발하는 건 고위험군이다.

반면 저위험군은 대부분 양성병변인 생식기 사마귀나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과 관련 있지만, 일부 사마귀의 경우 수십~수백개가 동시에 생겨나 생식기나 항문을 덮는 경우도 있다.

고위험이든 저위험이든 HPV에 감염될 위험은 성생활을 시작하면서 급격히 증가한다. 대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던 여성의 절반가량이 성생활을 시작한 지 3년 내에 HPV에 감염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서경 교수팀은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성빈센트병원, 전남대병원, 계명대병원 의료진과 공동으로 20~59세의 국내 일반 성인 여성 902명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한 결과 저위험 HPV 감염률이 4.9%에 달했다고 22일 밝혔다.

연령대별로는 성 생활이 가장 활발한 20~29세가 10.3%로 감염률이 가장 높았으며, 이어 30~39세 4.3%, 50~59세 3.2%, 40~49세 2.4%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혈액을 이용한 항체 보유율 검사에서는 HPV 감염 정도가 훨씬 심했다. 서 교수팀이 9~59세의 여성 1천94명을 대상으로 저위험 HPV(6, 11형) 항체 여부를 조사한 결과 9.4%가 항체를 갖고 있었다.

항체를 갖고 있다는 것은 현재 저위험 HPV에 감염돼 있거나, 과거에 감염됐던 병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감염률과 달리 HPV 항체반응을 보는 것은 HPV의 누적 노출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자궁경부 상피내종양이나 자궁경부암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HPV 항체 보유율 역시 연령대별로는 20~29세가 21.8%로 가장 높았으며, 50~59세 12.3%, 30~39세 11.4%, 40~49세 9.6%, 9~19세 5.8% 등으로 집계됐다. 20대를 제외하고 감염률이나 항체보유율 모두 50대에서 높게 나타난 게 이번 조사의 특이점이다.

50대 여성에서 HPV 감염력이 높게 나온 것은 성관계 외에도 면역력 저하,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의 재활성화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하지만, 저위험 HPV에 감염돼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경우가 3분의 1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HPV에 감염된 여성은 이번 조사결과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의료진은 분석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생식기나 항문에 생기는 사마귀는 HPV가 감염원인데, 이중 90% 이상은 저위험군인 HPV 6, 11과 관련이 있다. HPV 6 또는 11에 감염된 이후 새로운 생식기 사마귀가 발생하기까지는 약 2~3개월이 걸린다. 그러나 HPV 6, 11에 감염된 모든 여성에게서 생식기 사마귀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생식기 사마귀는 치료될 수 있으며, 20~30%는 자연적으로 없어진다. 하지만 치료나 자연 소멸에 상관없이 재발률이 30% 이상이다.

현재 국제보건기구(WHO)에서는 이런 HPV를 퇴치하기 위한 노력으로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인 9~13세 여성을 백신접종 우선 대상자로 권고하고 있다.

서경 교수(질병관리본부 HPV 분과위원장)는 "이번 연구결과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정책에 효과적 판단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예방백신 접종으로 효과를 보려면 백신 접종 기준을 26세 전후의 나이로 판단할 게 아니라 본격적인 성경험이 언제 있었는지, 성생활 패턴은 어땠는지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인 대한의과학회지 8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