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구 “일부 돈 봉투엔 관여 안해…공범 책임 없어”_바퀴벌레 포커 더 많은 플레이어_krvip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가장 먼저 재판에 넘겨진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이 일부 금품 제공에는 관여한 적 없다며 모든 책임을 지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정곤·김미경·허경무)는 오늘(29일)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강 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습니다.
강 씨의 변호인은 "이 사건의 특징은 많은 관련자가 관여돼 있고 공소사실 별로 관여 정도가 다 다르다는 점"이라며 "말 한마디 했거나 통화를 했다고 해서 강 씨가 관여하지도 않은 금품 제공에 대해서까지 전부 공범으로 책임을 져야하는지 의문을 갖고 부인한다"고 밝혔습니다.
강 씨 측은 민주당 지역본부장들에게 50만 원씩 든 돈 봉투 20개를 살포한 혐의와 윤관석 의원에게 국회의원 교부용 현금 3,000만 원을 건넨 혐의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돈 봉투 의혹과 관련된 혐의는 전부 부인했습니다.
먼저 이성만 의원에게 지역본부장 살포용 현금 1,000만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금품 제공을 요청한 적 없다"며 "다만 이 의원 스스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현금을 줬거나 이 전 부총장이 단독으로 요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서울 지역본부장 김모 씨로부터 국회의원 살포용 현금 5,000만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김 씨는 송 대표와 윤 의원과 더 가까운 사이"라며 "조직본부 운영비 정도를 생각하고 도와달란 말을 한 건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금액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강 씨와는 무관하게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에게 전달돼 조직본부가 아닌 윤 의원의 의도대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에서 강 씨 측은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증거인 이 전 부총장의 통화 녹음파일 전체를 제출해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습니다.
강 씨는 직접 나서서 "2년 전에 (이 전 부총장과) 스스럼 없이 이야기를 했던 내용을 다 기억하지 못하는데 수사 단계에서 그런 부분이 잘려져 나왔다"면서 "통화에서 솔직하게 말하기도 하지만 거짓말도 많이 존재할 수 있는데 녹취록 안에 있는 거짓말이 수사에선 사실이 될 수 있어서 전후를 확인하고 싶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검찰은 "검토해 볼 용의는 있다"면서도 "대화 상대방의 사생활이 다 노출될 수 있고 관련 사건이 계속 진행 중인데 재판에서 다 현출하는 게 부담이 된다"고 맞섰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선제적으로 방대한 녹음파일을 다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 "도저히 앞뒤 맥락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하면 검찰에 추가로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 돈 봉투 의혹으로 추가 기소된 윤 의원과 재판을 병합해 진행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강 씨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윤관석·이성만 의원과 이정근 전 부총장 등과 공모해 당내 인사들에게 모두 9,400만 원을 살포할 것을 지시하거나 권유하고,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