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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대북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핵에는 핵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핵 개발 당위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북한 고위급 관리로서 이례적으로 유엔 총회도 아닌 실무급 회의에 참석해,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쏟아낸 발언이다.

리수용 외무상은 어제(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2030 지속가능 개발목표 고위급 회의' 연설에서 핵 개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연관 기사] ☞ 북한 리수용, 유엔회의서 “핵에는 핵으로 대응”(2016.4.22)

리 외무상은 "지금도 30만 명의 방대한 무력과 미국의 핵 전략 자산들이 동원된 사상 최대 규모의 핵전쟁 연습이 한반도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핵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대화도 해보고, 국제법에 의한 노력도 해 봤지만 모두 수포가 됐다. 남은 것은 오직 하나,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는 것 뿐이었다"고 연설했다.



또 미국이 북한을 제재 대상으로 정한 것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 위반이라며 "핵 위협과 경제 봉쇄로 우리를 없애겠다는 미국의 행위는 무지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최후에 우리가 승리한다는 게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정치적 의지"라며 "미국이 우리의 지속적 개발을 가로막은 데 대한 보상을 받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핵실험 명분인가? 대화 유도인가?

리 외무상의 발언은 국제사회에 대북 제재의 부당함을 알리는 한편, 핵실험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을 계속 한다면 핵 능력을 향상시킬 수 밖에 없고, 자신들의 갈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발언을 해석했다.

유엔 ‘2030 지속가능 개발목표 고위급 회의’ 참석차 어제(21일) 미국 뉴욕에 도착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 리 외무상은 취재진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특히 북한의 5차 핵실험 준비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있을 핵실험을 염두에 둔 '명분쌓기용'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고강도 대북 제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추가 제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임기말인 오바마 정부 하에서 획기적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보다 핵실험을 통한 핵 능력 강화로 향후의 협상력을 높이는 것이 낫다고 북한이 판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4차 핵실험에서 기대했던 만큼 핵 위력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해, 기술을 보완한 증폭 핵무기 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 1위원장이 "조만간 핵탄두 폭발실험과 각종 탄도미사일 실험에 나설 것"(3월 15일)이라고 언급한 뒤 중거리 탄도미사일 '노동'(3월 18일)과 '무수단'(지난 15일)을 실제 발사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사거리가 일본과 괌까지 도달하는 미사일들을 잇따라 발사한 북한이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또 다른 김 제1위원장의 지침인 '핵실험'도 조만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북한 인민군 창건일인 오는 25일 전후, 혹은 7차 노동당 대회가 열리는 5월 초를 전후해 핵실험이 열릴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등장한 북한 무수단 미사일

리 외무상의 방미는 한편으로는 대미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4일 "군사적 압박보다는 협상 마련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며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러셀 미국 동아태 차관보는 북핵 동결과 과거 핵 활동 신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복귀 등을 사실상의 회담 재개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미국도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피력하고 있는 만큼, 북한이 미국에 대화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는 "북한이 리수용 외무상의 방미 결과를 보고 핵실험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연관 기사] ☞ 美 “北, 핵동결-신고-IAEA 사찰단 복귀시켜야 6자회담 재개”(2016.4.5)

북미 간 우회 접촉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북한과 미국은 모두 가능성을 부인했다. 미국 국무부는 "케리 국무장관이 리 외무상과 회동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고, 조정철 유엔 북한대표부 1등서기관도 "대화할 분위기가 아니고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병행 추진한다는 것도 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22일(현지시간) 파리기후변화 협정 서명식에 참석한 뒤, 23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도 현재로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