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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25 전쟁 당시 미군의 전속 영상병이 촬영한 영상 자료 20여 점이 최초 발굴됐습니다.

문서나 사진으로만 그 존재가 알려졌던 중요한 사건을 촬영한 영상들이어서 6·25 전후의 현대사 연구에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6·25 전쟁 발발 직후 수원역 앞.

총을 든 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 고개를 푹 숙인 소년들이 보입니다.

한눈에 봐도 앳된 얼굴.

물을 주는 사람에게도 경계심이 가득합니다.

이들은 제주4·3사건과 여순사건 등에 연루돼 인천소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소년범들입니다.

영상을 촬영한 미군 영상병은 이들을 한국 정치범이라고 명확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쟁 초기 소년들도 정치범으로 분류해 남쪽으로 이감하던 과정으로 추정됩니다.

이 현장에 있다 가까스로 인천으로 다시 돌아간 양일화 할아버지는 그 날의 공포를 어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합니다.

[양일화/인천소년형무소 소년범 수감 : "'야 이제 죽었다' 우리 문지기 하던 순경이 거기 총 메고 딱 서있단 말이야. 목말라 하니까 물은 가져다줬어. 주니까 그거 먹고..."]

하지만, 양 할아버지의 기억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유일하게 남은 사진 자료는 이들을 북한군 포로로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화면 속 소년범들의 행적은 수원역 앞 이 촬영이 마지막입니다.

이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런 기록이 없습니다.

수원역을 지나는 경부선의 경로로 볼 때 대전형무소로 이감됐을 걸로 추정됩니다.

이 영상이 촬영되고 한달 여 뒤 대전형무소 재소자 수천 명은 산내 골령골에서 학살당했습니다.

[강성현/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교수 : "불법적으로 학살된 것이거든요. 그런 상황에 놓여있는 그 사람들의 표정, 분위기를 이 영상 자료 만큼이나 강한 공감과 깊은 감정적 유대를 만들어주긴 어렵죠."]

6·25 전쟁 당시 소년범의 정확한 규모와 생사에 대한 공식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