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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른바 '감정 노동자" 고객들에게 큰 소리 못내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갑질 논란의 피해자들도 대부분 이 감정 노동자들이었죠.

이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상대방의 무시와 폭언이라고 하는데, 경제부 김기화 기자가 사흘 동안 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고통을 체험해 봤습니다.

<리포트>

하루 수만 명이 찾는 대형마트.

직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곳은 입구에 있는 고객만족센터입니다.

화난 표정으로 찾아온 한 손님.

점원을 세워놓고 다짜고짜 야단부터 칩니다.

<녹취> "머리가 그렇게 돌대가리냐고. 나이가 40대 초중반이면 알거는 알고 살았을거 아니야. 애 엄마가 그거 몰라? (네...)"

<녹취> "법만 안 무서우면 ** 걷어차버리려고 했어."

병뚜껑에 손을 다쳤다며 점원을 위협하는 손님도 있었습니다.

<녹취> 마트 손님 : "이게 날카로우니까... 한번 긁어볼까? 쫙 나가지. 이런거 다 고쳐줘야지."

인격 모독적인 폭언 때문에 감정노동자들은 하루에도 여러번 눈물을 흘립니다.

<녹취> **마트 직원 : "너가 일을 이따위로 하니까 발전이 안된다고. 너가 여기 서서 돈이나 찍고 있는거라고. 그러면 눈물이 쏟아질 수 밖에 없어요."

이 마트의 고객만족센터를 찾는 손님은 하루에 천여 명.

하루 12시간씩 사흘을 직원들과 같이 근무하며 지켜봤더니 이렇게 반말이나 폭언을 하는 손님이 하루 두세 명은 꼭 있었습니다.

감정노동자들은 자신들도 인간이라며 참기 어려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녹취> 마트 직원 : "죄송하다는 말을 계속해야 하고.. 그렇게 살다보니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하고 살았지 그런 생각도 들고..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마음의 여유."

감정노동자의 바람이 뭔지 알 수 있었던 소중한 사흘 간의 체험이었습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