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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전 의장과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미사 강론서는 "이념 말고 사람 섬겨달라" 쿠바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현지날짜) 피델 카스트로(89)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만났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쿠바 수도 아바나에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카스트로 전 의장의 자택을 찾아가 40분 동안 환담했다고 밝혔다. 편하고 다정한 분위기 속에서 교황이 올해 발표한 환경, 세계 경제 문제 등 여러 주제의 대화가 이어졌다고 롬바르디 대변인은 설명했다. AP통신은 2012년 3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방문 때 카스트로 전 의장이 질문 공세를 쏟아냈던 것과 달리 대화에 무게를 뒀다고 보도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의 아들인 알렉스 카스트로가 배포한 사진을 보면 카스트로 전 의장은 와이셔츠 위에 체육복을 걸친 상태로 교황을 맞이했다.
▲교황이 쿠바의 시민들을 향해 V자를 그리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카스트로 전 의장은 자신들의 신념을 담은 책을 교환하기도 했다. 교황은 최근 작성한 회칙을 포함한 여러 저술, 신학책 두 권, 아르만도 로렌테 신부의 책 등을 전달했다. 로렌테 신부는 70년 전 카스트로 전 의장이 다닌 가톨릭 예수회 고등학교에서 활동한 교사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답례로 브라질의 대표적인 해방신학자 프레이 베투 신부와 자신의 대화를 담은 책 '피델과 종교'를 전달했다. 베투 신부는 공식적으로 무신론 국가였던 쿠바에 종교 담론에 대한 금기가 해제되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베투 신부의 책에 '쿠바 국민의 존경과 경의를 담아'라는 문구를 써넣어 교황의 방문에 감사를 표했다. 1959년 쿠바 혁명을 이끌고 최고 지도자에 오른 카스트로 전 의장은 건강 문제로 라울 카스트로(84)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2008년 은퇴했다.
▲교황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쿠바 시민들.
앞서 이날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 수도의 중심부 아바나 혁명광장에서 미사를 보며 인간존중의 메시지를 설파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이념이 아니라 섬기는 마음으로 서로 아끼라"며 "이웃의 행실을 살피며 재단하려고 들지도 말라"고 말했다. 그는 "위대해지고 싶은 사람은 섬김을 받으려 하지 말고 먼저 섬기라"며 "섬김은 결코 이데올로기가 아니니 이념이 아닌 사람을 섬기라"고 강조했다. 쿠바 주민들 가운데는 공산주의 계획경제 체제에서 삶의 각 부분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데 불만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이 교황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