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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상 기후로 인한 러시아 정전 사태를 지난주 이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새해 초반부터 지구촌 곳곳이 자연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는 폭우와 산사태로 5백 명 넘게 사망했고, 호주에도 홍수가 덮쳐 20여 명이 숨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은 눈 폭풍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1월 셋째 주 특파원현장보고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요즘 미국 사회의 관심은 온통 애리조나 총격 참사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에 쏠려있습니다. 그만큼 이번 사건이 미국인들에게 남긴 상처가 크다는 얘기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처가 조금씩 아물고 있지만, 사건 원인을 둘러싸고 벌어진 보혁 공방이나 총기소유 논쟁 등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워싱턴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춘호 특파원, 미국 사회가 지금도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 같은데.. 오바마 대통령이 추모식에 참석했더군요?

<리포트>

미국의 대통령이 국가적 비극 때마다 추모 연설을 통해 국민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단합을 호소하는 것이 관례입니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사건 초기부터 수습에 진력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추모식에서 어느 때보다 엄숙한 표정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했습니다.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당부한 것이 바로 국민적 단합이었습니다. 민주당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이 총기 난사의 표적이 된 원인을 놓고 공화, 민주 양당이 책임 공방을 벌인 것을 염두에 둔 발언입니다.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다른 사람을 손가락질하거나 비난하지 맙시다. 대신 도덕성을 넓히고 타인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이는 계기로 삼읍시다. 타인의 감정을 더 이해하고 희망과 꿈을 함께 가꾸는 방법을 생각하는 기회로 만듭시다."

오바마는 그러면서도 미국 정치권의 극단적 대결 구도와 신랄한 독설 문화에 대한 일침도 잊지 않았습니다.

<질문> 사망자 6명 중에 가장 나이 어린 초등학교 여학생의 죽음을 놓고 미국인들이 특히 슬퍼하는 것 같습니다...그럴만한 사연이 있죠?

<답변>

이제 9살인 크리스티나 크린양의 장례식이 어제 희생자로는 처음으로 치러졌는데요, 미국인들이 크린양에 대해 이토록 가슴 아파 하는 것은 채 피기도전에 사그라든 어린 나이도 있지만 또 다른 사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크린 양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일 태어나 같은 날 태어났던 다른 주의 어린이 49명과 함께 ’희망의 얼굴’로 선정됐고 이 내용이 책으로까지 발간됐습니다. 당시 9.11 테러 현장에서 수거된 대형 성조기가 특별히 장례식장에 내걸린 것도 이런 이유에섭니다.

국가적 비극 속에서 피어난 희망의 상징이었던 어린 소녀가 또 다른 비극으로 스러져갔다는 점에서 미국인들의 아픔이 더욱 컸고 오바마 대통령도 추모식에서 많은 시간을 크린양 애도에 바쳤습니다.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그린 양의 소망대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린 양이 상상했던 것만큼 미국의 민주주의가 선한 것이고, 미국이 좋은 나라이기를 바랍니다."

<질문>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특히 배후나 공범은 없는지 궁금한데요.. 수사가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답변>

현재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러프너는 기퍼즈 의원을 저주하면서 살해 계획을 담은 메모가 잇따라 발견돼 계획된 범행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범이나 조직적 배후는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오히려 러프너가 어린 시절부터 학교와 직장에서 적응하지 못했고 마약 복용과 이상 행동으로 경찰과 학교 당국의 주시를 받았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신 이상자의 단독 범행으로 굳어지는 양상입니다.

일부에서는 지난 2007년 버지니아 총기 난사이후 정신 이상자들에 대한 총기 판매 규제가 철저하게 시행됐더라면 이번 참사를 막았을 수 있다는 때늦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사건의 원인을 놓고 보수와 진보가 대립했는데..지금도 공방이 계속되고 있습니까?

<답변>

사건이 일어난 후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극우파의 정치 선동이 범인을 부추겼다고 비판해왔습니다. 공화당의 페일린 전 부통령 후보가 오바마의 건강보험개혁법에 찬성한 민주당 기퍼즈 의원을 낙선 대상으로 지목해 지역구 지도에 총기 과녁 모양을 표시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객관적 증거가 없을뿐더러 여론조사에서도 연관성이 없다는 견해가 다수로 나오면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고 오히려 정치권의 독설 문화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침묵하던 페일린이 갑자기 정치권과 언론을 비난하는 동영상을 내놓으면서 공방이 제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녹취> 페일린(전 공화당 부통령 후보): 언론과 지식인은 비극이 일어난 지 몇 시간도 안돼 자신들이 비난하는 증오와 폭력을 오히려 부추기는 ’피의 비방’을 해서는 안됩니다. 그런 행동은 비난받아야 합니다."

특히 페일린이 방금 언급한 피의 비방이란 용어가 역사적으로 유대인을 공격할 때 사용됐다는 점에서 또 다른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질문> 총격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게 총기 규제 문제인데요...이번에는 가능성이 있습니까?

<답변>

이번에도 총기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탄창에 들어갈 수 있는 총알수를 10개로 제한하는 법안과 함께 의원이나 정부 관리로부터 3백 미터 이내에는 총기소지를 불법화하는 법안이 곧 제출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피해자인 기퍼즈 의원 자신이 평소 총기 소유를 찬성할 정도로 총기 문화가 뿌리 깊은 미국에서 규제론이 먹혀들 여지는 거의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사건이 일어난 애리조나 주의 경우 안전에 대한 우려로 총기 판매량이 하루만에 60%가 늘어날 정도이고 다른 지역에서도 총기 판매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잊혀질만하면 총기 사고로 커다란 희생을 치르면서도 총기 규제를 하지 못하는 현실, 현재 미국이 처한 사회적 위기의 한 단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