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보다 경찰이 더 미워”…형제복지원 입소시키면 승진에 유리_전원 버튼 슬롯 잠금 장치 파손_krvip

“원장보다 경찰이 더 미워”…형제복지원 입소시키면 승진에 유리_어제 누가 선두로 승리했는가_krvip

[앵커]

평범한 학생과 직장인들을 형제 복지원으로 강제로 끌고 온 사람들은 바로 경찰이었습니다.

생존 피해자들은 복지원 원장보다 경찰이 더 밉다는 말을 했습니다.

경찰이 왜 그랬을까요?

김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80년 2월 겨울방학을 맞아 오빠 집에 놀러 간 9살의 박순이 양.

약속 시간보다 늦게 도착한 오빠가 부산진역을 뒤지는 사이, 순이 양은 복지원으로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박순이/형제복지원 생존 피해자 : "순경 두 분이 와서 꼬마야, 너 왜 거기 앉아 있느냐고 그래서 오빠 기다린다고 했더니 오빠는 자기들이 오면 데려다 줄 테니까 파출소로 가자고…."]

14살의 최승우 군도 경찰에 끌려갔습니다.

하굣길이었습니다.

[최승우/형제복지원 생존피해자 : "집에 가는 길인데 왜 나를 잡아가느냐. 울고불고 집에 보내달라고 사정을 했죠."]

이렇게 경찰에 끌려온 사람들은 1986년에만 전체 수용자의 83% 정도.

대부분 집 주소까지 있는데도 마구잡이로 복지원에 끌고 간 이유는 뭘까.

당시 경찰은 범죄 용의자를 잡아 가둘 경우 2점의 근무 평점을 받았습니다.

형제복지원 입소는 5점이었습니다.

승진에 더 유리했던 것입니다.

게다가 뒷돈을 챙겼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습니다.

[당시 경찰관계자 (음성변조) : "형제복지원 사람들이 와서 파출소 직원들한테 돈을 만 원이나 2만 원, 3만 원이나 준다는 소리를 들었다."]

경찰 자체 진상 조사가 필요한 이윱니다.

[여준민/생존 피해자 대책위원회 사무간사 : "(생존 피해자들이 가장 궁금한 건) 도대체 나를 왜 잡아갔느냐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 주체였던 경찰이 자기반성을 하고 거듭나기 위해서라도…."]

이에 대해 경찰 인권침해 진상조사위는 2011년 이후 사건만 보기 때문에 30년이 넘은 형제 복지원 사건 조사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