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난사사건, 폭력게임이 문제(?) _베타-하이드록시 베타-메틸부티레이트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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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사건과 관련해 용의자가 평소 폭력적 게임을 즐겼다는 일각의 증언이 제기되면서 게임의 폭력성이 실제 사건의 배경이 됐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용의자인 조승희가 외부와의 접촉이 거의 없어 이 같은 증언을 확인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논란이 확산될 만큼 게임은 기성세대와 신세대, 부모와 자녀간의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실제로 2005년 육군 최전방 GP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당시에도 범인이 게임을 즐겼다는 이유로 게임과 폭력성과의 상관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정동채 문광부 장관이 직접 나서 "게임과 범죄는 상관이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 마저 빚어지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이런 상황은 마찬가지. 최악의 총기사건 중 하나로 꼽히는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자 가족들은 "범인들이 폭력게임의 영향을 받았다"며 유명 1인칭슈팅게임(FPS) `둠'의 ID 소프트웨어 등 25개 게임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게임업계와 게임 이용자들은 "무슨 사건이 생길 때마다 게임 탓이냐", "사건의 배경이 수백, 수천가지일 수 있는데 어째서 게임만 지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반발하고 있다. 이런 논란은 학계에서조차 해결하지 못한 난제이지만, 국내 시장규모가 9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한 게임산업이 건전한 여가문화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는 데 사회 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청소년 관련 기관ㆍ단체 "게임 즐기면 폭력에 둔감" = 청소년 관련 기관과 단체들은 대체로 폭력게임이 청소년들의 정서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학부모정보감시단 김민선 사무국장은 "아이들의 경우 게임과 현실을 혼동할 우려가 있다"며 "폭력적 게임이 아이들을 폭력적인 성향으로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이 1인칭슈팅게임(FPS) 장르로, 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게임"이라며 "실제로 이런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이 폭력을 쉽게 휘두르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주변의 부모들을 봐도 폭력적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이 폭력적으로 변했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고 있는 바"라며 "아이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여가생활인 게임의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아이들이 폭력적 게임을 즐기다보면 내성이 생겨서 웬만한 정도의 폭력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으로, 정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할 문제라고 김 사무국장은 지적했다. 국가청소년위원회의 2005년도 `폭력영상물의 청소년 영향성에 대한 임상실험 및 정책연구' 보고서에서도 게임은 다른 영상물과 함께 청소년의 폭력성을 키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등 폭력적 영상물에 많이 노출된 경우 폭력에 대한 허용도가 높아지고, 폭력적 자극에 익숙해지면서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영상물과 달리 상호작용성이 강한 게임의 경우, 스스로가 게임 속 주인공이 돼 폭력을 행사할 수 있어 이용자들이 현실에서도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업계 및 게임 이용자 "게임도 똑같은 문화 콘텐츠" = 게임 업계와 이용자들은 이 같은 일부의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최승훈 실장은 "게임과 폭력성의 상관관계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게임이 직접적으로 폭력성을 키운다는 연구결과는 없었다"며 "사건이 생길 때마다 뚜렷한 근거도 없이 게임을 비난하는 것은 게임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최 실장은 게임 역시 폭력성의 여러가지 요인들 중 하나로, 폭력성은 이들 요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므로 게임을 직접적으로 폭력성과 연계시키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다른 문화 콘텐츠보다 게임이 폭력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게임 역시 동일한 문화 콘텐츠로 간주하고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연세대 황상민(심리학) 교수는 "폭력적 성향이 없는 사람이 폭력적 게임을 한다고 해서 그런 행동을 할 가능성이 커지지는 않는다"며 게임과 폭력성과의 직접적 연관성을 잘라 부정했다. 황 교수는 폭력적 성향을 자극과 환경, 개인적 성향의 결합된 결과로 설명한 심리학 이론에 근거해 폭력성에 있어서의 개별적 상황 및 다양한 변수를 지적했다. 또한 "예전 같았으면 영화나 만화 등이 주로 여론의 비판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게임 쪽으로 이 같은 비판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장르의 문화에도 충분히 폭력적인 요소가 많음에도 게임에만 주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인간의 인식과정에는 끊임없이 새롭게 출현하는 문화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며 "게임이 아직까지 대중에게는 낯선 장르의 문화라는 점이 작용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올바른 게임문화 정착 위한 노력 중요" = 이처럼 게임을 둘러싼 논란이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 안팎에서는 차제에 게임문화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영화와 만화 등 폭넓은 대중적 기반을 갖춘 다른 문화들 역시 처음에는 부정적 인식에 시달렸으나, 자체적으로 끊임없이 부정적 면모를 쇄신하고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지금과 같은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게임은 시장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에도 사회공헌이나 자정노력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게임은 미래의 문화 콘텐츠로, 다른 문화와의 교류 등을 통해 날로 발전하고 있는 훌륭한 문화 장르"라며 "게임업계가 수익성에 신경쓰는 만큼 게임문화의 장점을 살리고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면 일부의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