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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궈진 쇠의 색만 봐도 강도를 알 수 있지" 전남 여수시 진남대장간 주인 서인식(60)씨. 시뻘건 화덕 앞에서 연방 쇠를 두드리는 모습이 자못 진지하다. 능수능란한 솜씨로 쇠를 두드려 화덕에 넣기를 몇 차례 반복하고도 못내 못마땅해하는 서씨. 섭씨 1천 500도가 넘는 화덕 앞에서 달궈진 쇠에 집중하는 서씨의 모습에서 외길 대장장이의 혼(魂)이 느껴진다. "몇 번 화덕에 넣고 쇠를 두드려야 낫이 완성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서씨는 "어디 횟수가 정해진 게 있나. 감(感)으로 하는 것이지"라고 말했다. 10여 평 규모의 서씨 대장간에서는 낫, 호미, 괭이, 망치, 칼 등 각종 농기구와 생활 제품 20여 가지가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 서씨가 만든 농기구 등은 대장간에서만 판다. '여수의 유일한 대장간'이란 소문이 나면서 굳이 시장에 내다 팔지 않더라도 단골 손님들을 대장간에서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씨가 대장간 일을 시작한 것은 1975년.일제시대부터 대장간 일을 하던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 받아 반평생 화덕 앞에서 쇳조각과 '동고동락' 해왔다. "요즘은 일감이 많이 줄었어. 농번기인 봄철을 제외하곤 혼자 일을 해도 일감을 소화하기에 큰 무리가 없지" 1980년대만 하더라도 종업원을 두고 일을 했는데 요즘은 일감이 줄어 서씨 혼자서 쇠를 달구고 두드린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여름에는 러닝셔츠만 입고 작업을 한다는 서씨는 "일이 즐겁기 때문에 쇠를 두드리다 보면 뜨거운 줄도 모른다"며 "내가 만든 물건을 값지게 사용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꼼꼼히 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서씨는 12일 "언제까지 대장장이 일을 할 것이냐"고 묻자 "뭐 나이를 정해놓고 일을 하나, 배운 게 이것 뿐인데 힘이 있을 때까지 계속해야지"라며 부지런히 망치질을 해댔다.